이철우 경북지사, 경찰 압수수색에 반발

2025-07-30 13:00:03 게재

28일 "경찰 규탄" 입장문

"보조금 관련 수사 부당"

이철우 경북지사가 28일 밤 경찰의 관사 압수수색에 대해 “무엇을 위한 소설 수사인가, 정치 경찰 규탄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 24일 자신의 관사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사실이 공개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입장문에서 “경찰은 술자리 소설 같은 황당한 이야기에 짜맞추기식으로 도청 공무원들을 2년 넘게 조사하고 첫 단추부터 틀린 이야기로 저를 목표로 무리한 기획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지난해에도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검찰이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자 곧바로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은 새로운 권력 앞에 ‘한 건 하자’는 욕심에 스스로 ‘정치 경찰’의 길로 가겠다는 선언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지난 24일 “지역 인터넷 언론사에 지원된 보조금 집행과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 지사의 관사를 압수수색하고 휴대폰과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이었던 김장호 구미시장을 비롯 예산담당관이었던 감사관과 과장 등 직원 5명을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해왔다.

경찰의 보조금 집행 관련 수사는 지난 2023년 7월 해당 인터넷 언론사 압수수색을 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언론사는 지난 2021년 1억8000만원, 2022년 1억원, 2023년 1억8000만원 등 3년간 경북도와 포항시로부터 총 4억6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김천과 포항 등에서 전국드론축구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와 포항시의 지원 비율은 3대 7이었다.

경찰은 이와 관련 보조금의 집행과정에 위혹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예산집행에 문제는 없고 도지사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이 신청한 현직 도지사 관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발부한 것은 이 지사를 단순한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지목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이 필요하지만 정치적인 수사로 2년이 넘도록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음에도 죄를 덮어씌우려는 행위에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5월 말 암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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