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 관세 찬물, 홍해는 후티 봉쇄
후티 ‘4단계 봉쇄’ 발령
글로벌해운, 불확실 항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태평양항로는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 속에서 냉기가 돌고,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수에즈운하는 후티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관세전쟁은 선복량 공급 과잉 속에서 물동량을 줄여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후티반군이 막고 있는 홍해~수에즈운하는 운임 하락을 저지하는 상황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드리스트와 미국의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 등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27일 밤 해상봉쇄 4단계를 발령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이스라엘 항만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의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리는 ‘팔레스타인에서의 급격한 사태 전개’와 ‘아랍 및 이슬람 세계, 국제사회의 수치스러운 침묵’이 공격 확대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는 4단계 봉쇄 발표와 함께 지난 9일 자신들이 침몰시킨 이터니티C호 선원들의 납치 후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 속 10명의 선원들은 “후티 측이 잘 대해줬다”며 ‘팔레스타인에 사과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지만 해상안보 전문가들은 이 영상을 ‘각본이 짜인 선전 영상’으로 평가했다.
이터니티C호는 22명의 선원과 3명의 경호원이 타고 있었고 생존자 20명 중 10명은 구조되고 10명은 억류됐다. 5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사건은 2023년 11월 후티의 홍해 항행 선박 공격 이후 가장 치명적인 공격으로 기록됐다.
후티는 이에 앞서 6일 또 다른 선박 ‘매직시즈’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매직시즈 선원들은 침몰 전 모두 구조됐다.
공격 받은 두 선박은 모두 라이베리아 국기를 달고 그리스 선사가 운항했다. 선박데이터분석에 따르면 모두 관련 기업 선박 중 일부가 지난해 이스라엘 항구에 기항한 적 있다.
컨테이너해상운임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럽항로는 다시 오르며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28일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3.8% 내린 2199포인트를 기록했다. 6주 연속 하락세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동남아 등 8개 항로는 내리고, 북유럽 오세아니아 등 3개 항로는 올랐다. 일본 중국 등 2개 항로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25일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는 3.3% 내린1592.6포인트를 기록했다. 7주 연속 내림세다.
상하이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동남아 남미 등 8개 항로가 내렸고 유럽 남아프리카 등 5개 항로가 올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