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원, 고객 현금 노리고 ‘강도질’

2025-07-29 13:00:18 게재

7년 근무, 거액 인출 알고 새벽에 침입

노부부 흉기 위협, 범행 후 태연히 출근

경찰이 고객의 자택에 침입해 흉기로 위협하고 수천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농협 직원을 체포했다. 이 직원은 고객이 거액을 인출한 사실을 알고 이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기 포천경찰서 형사과는 특수강도 혐의로 포천농협 신읍지점 직원 30대 A씨를 전날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8일 오전 4시쯤 포천시 어룡동 한 아파트 3층에 침입해 80대 부부를 흉기로 위협하고 케이블타이로 손을 묶은 뒤, 귀금속과 현금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7년 넘게 해당 농협에 근무해 왔으며 이달 초 피해자인 B씨가 현금 3억원을 인출한 것을 알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A씨는 3층 베란다 방충망을 찢고 집 안으로 침입한 뒤 B씨 부부를 위협했다. 이들이 저항하자 케이블타이로 손을 묶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남편 B씨는 팔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 범행 직후 아무 일 없다는 듯 해당 지점에 출근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범인이 농협 직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약 8시간 만인 28일 오후 12시 10분쯤 해당 지점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B씨 금융 거래 정보를 알고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사전에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A씨는 범행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 동기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 직원이 고객을 상대로 강도 행각을 벌인 사실이 알져지자 직원들도 충격에 빠졌다. 해당 농협의 한 직원은 “7년가량 일한 직원인데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납득할 만한 범행 동기를 진술하지 않는 상황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늘 중으로 A씨에 대해 특수강도 및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포천농협 관계자는 사건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에 사건이 보고된 상황”이라며 “해당 직원에 대한 인사조치 등 처리 방법에 대한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사건 파악을 위해 경기조사국에서 인력이 파견됐다”며 “경찰 수사결과가 나와야 처리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 인사조치는 지역농협의 인사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박광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