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서소문고가,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

2025-07-29 13:00:28 게재

긴급보수 필요한 안전등급 ‘D’

17일 공사 시작, 9월 전면통제

59년된 서소문고가가 철거 후 다시 세워진다.

서울시는 1966년 만들어져 수명이 다한 서소문고가차도를 오는 8월 17일 0시를 기해 철거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소문고가차도는 길이 335m 폭 14.9m 규모로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총 18개 교각으로 구성된 도로다. 현재 하루 평균 4만대 이상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서소문고가차도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도심을 동서로 연결하는 서소문고가는 예상되는 교통 혼잡 때문에 철거가 계속 미뤄져 왔다. 하지만 안전 문제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2019년 콘크리트 낙석 사고 이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주요 자재 손상, 구조적 위험에 따른 사용 금지,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D등급 판정을 받는 등 안전 문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D등급은 교량 안전 기준상 낙제 등급이다.

시는 그간 수차례 보수공사와 안전 조치를 반복하며 철거를 미뤄왔다. 콘크리트 추락 방지망 설치, 교각 보수, 계측기 운영은 물론 과적 차량 운행 제한 기준을 30톤에서 20톤, 다시 10톤으로 낮추는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해 버텨왔지만 단순 보수공사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철거는 시민 불편과 교통혼잡 완화를 위해 다음달 17일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우선 차로를 줄이는 등 고가차로 폐쇄에 들어가고 9월 21일부터는 전면 통제 후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약 10개월이며 내년 5월 철거가 목표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소문로를 지나다니는 버스 노선은 총 43개이며 이 가운데 20개가 광역버스 노선이다. 공사 기간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인천버스 11개 노선은 총대입구역 등에서 회차하고 경기버스 9개 노선은 도심 진입을 억제해 우회할 예정이다.

서소문고가는 철거 후 다시 지어진다. 해당 구간은 차량 통행이 매우 많은데다 고가 하단부에는 경의중앙선 철로가 있다.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면 철로에 방해받지 않는 도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부득이 새 고가가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한편 서소문고가 철거 및 재건축은 정교한 대책과 복잡한 기술이 동원되는 간단치 않은 사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가 철거 시 아래를 지나는 철로 구조와 철도 운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철도 구조물과 고가 교량이 긴밀하게 얽혀 있어 교통 흐름을 유지하면서 구조물을 철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철도 지하화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철로가 지하로 들어가면 고가를 다시 짓지 않고 교통 흐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분야 한 관계자는 “지하화와 고가의 완전 철거는 구조물 철거 이전에 철도 터널 공사, 지반 안정성, 대중교통 노선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막대한 예산 확보 등 복잡한 절차와 장기간 공사가 필요해서 안전문제를 고려할 때 현재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