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들, 서로 “사퇴하세요”

2025-07-29 13:00:25 게재

안철수 “김문수 사퇴가 적합”

장동혁 “안철수 후보도 사퇴”

김문수 “거취는 당원이 결정”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후보들끼리 서로 사퇴를 촉구하는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전대가 끝나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선공은 찬탄파(탄핵 찬성) 안철수 의원이 날렸다. 안 의원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 번복으로 당내 극심한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이재명에게 대통령직을 헌납한 김문수 후보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 바란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대선 당시 당 지도부였던 권영세·권성동·이양수 의원에 대한 인적쇄신도 주문했다. 반탄파(탄핵 반대)를 제쳐야 국민의힘이 회생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은 안 의원의 사퇴 요구에 대해 “제 거취는 우리 당원들께서 결정하실 것”이라며 전대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반탄파 장동혁 의원은 안 의원을 겨냥한 반격에 나섰다. 장 의원은 이날 SNS에서 “(안 의원은) 여러 특검에서 당론과 반대 입장을 취했고, 당론을 어겨 탄핵에도 찬성했다. 탄핵을 반대한 40% 넘는 국민과 당원 앞에 사죄하고 자숙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장 의원은 “당시 안 의원을 포함해 우리 당 의원들이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찬탄파에게 국민의힘이 당면한 위기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안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장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안 의원은 “국회법을 보면 당론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은 독립적인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된다고 돼 있다. 국회법이 당론보다 더 위에 있다”며 “보통의 경우 제 소신과 당론이 맞아서 당론을 따르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당론보다 제 소신을 따랐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김 전 장관을 향해서는 “사퇴하시는 것이 적합하다”며 거듭 후보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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