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산양에서 줄기세포 유도 성공
국립생물자원관, 개체복원 활용 등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산양 모근에서 채취한 체세포를 초기 줄기세포 상태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되돌리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6월 동결 보존한 산양 모근세포에 역분화 유전자를 주입해 실험체의 △세포 형태 △염색체 △줄기세포 표지인자 등을 분석한 결과, 이 실험체가 난자와 정자 등 생식세포를 포함해 다양한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유도만능줄기세포라는 걸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산양에서 채취한 모근세포 중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전환되는 비율은 27%다. 이는 2010년대부터 멸종위기 동물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를 수행한 주요국의 최대 유도율 20%보다 높은 수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야생동물 종별 특성에 맞춘 줄기세포 유도에 성공한 세계 12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줄기세포 유도 기술 확보를 넘어 △멸종위기 동물의 생식세포 유도 △개체 복원 △유전자 다양성 확보 등 생명공학 기술로서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8월 중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투고될 예정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및 국립공원공단 등과 함께 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보전에 활용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