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ESG 정책에도 지속가능펀드 ‘반등’
2분기 자금 49억달러 유입
자산 전 분기 대비 10%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반 ESG 정책 확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하며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글로벌 리서치기업 모닝스타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지속가능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약 49억달러(약 6조80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6월 말 기준 글로벌 지속가능성펀드 자산 규모는 전 분기(3조2000억달러)에서 약 10% 증가한 3조5000억달러(약 4861조50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채권형 펀드가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2분기 글로벌 ESG 채권형 펀드에는 총 101억달러(약 14조289억원)가 유입됐다. 반면 주식형에서는 24억달러(약 3조3336억원)가 유출됐다.
지역별로 보면 글로벌 지속가능성 펀드 자산 중 유럽이 약 8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유지하였으며, 그 뒤를 이어 미국(10%) 그리고 나머지 국가(5%)가 차지했다.
약 3조달러(약 4167조원)가 유럽 기반 펀드에 집중돼 있으며, 미국 펀드는 3550억달러(약 493조950억원)로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상위 운용사 순위는 블랙록이 자산 규모 기준 1위를 유지했으며, UBS와 아문디가 뒤를 이었다. 블랙록은 유럽 내 ESG 특화 개방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여전히 선두를 지켰으며, 3990억달러(약 554조2110억원)를 운용하며 전 분기 대비 14% 성장했다.
2분기 회복세는 유럽 시장이 견인했다. 지난 1분기엔 73억달러(약 10조1397억원)가 유출됐으나, 2분기에는 86억달러(약 11조 9454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모닝스타는 “유럽 증권시장청(ESMA)의 ESG 펀드명 가이드라인이 본격화됨에 따라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유럽 내 지속가능성펀드의 자금 재유입을 이끈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SMA의 펀드명 가이드라인 준수 기한 마감일인 5월 21일이 다가오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이행에 속도를 냈고, 이에 따라 2분기 유럽 내 펀드 명칭 변경 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SG 관련 용어의 완전한 삭제(383개), 기존 ESG 용어 다른 용어로 대체(186개), ESG 관련 용어 추가(26개) 등 약 600개의 펀드명이 변경됐다. 또 지난 18개월 동안 유럽 펀드 전체의 24%에 해당하는 약 1300여개의 펀드명이 변경됐다. 대다수의 펀드는 ESG 혹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약어를 명칭에서 삭제하고, 해당 용어에는 스크리닝, 셀렉트, 어드밴스드, 틸트 등 ESG 요소를 지속적으로 고려한다는 의미의 용어로 대체했다.
일각에서는 실질적 변화 없이 이름만 바꿨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자 불안은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지속가능성 펀드는 11분기 연속 자금 순유출이 지속됐다. 다만 유출 규모는 소폭 감소했다. 모닝스타는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 행정부의 기후 변화 및 ESG 관련 이니셔티브를 탈퇴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며, 미국 내 자금 운용 기관들도 관련 이니셔티브를 탈퇴하거나 ESG 및 지속가능성 투자 상품을 홍보하는 데 있어 신중한 스탠스를 취한 점이 미국 지속가능성 펀드 내 자금 순유입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2분기 동안 총 17억달러(약 2조3613억원) 순유입됐다. 자금 유입 상위 3개 국가는 태국, 한국, 홍콩 순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