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휴전 90일 연장 잠정합의
베센트-허리펑, 이틀간 스톡홀름회담 결과 발표 … 미측 “트럼프가 최종 결정”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협상 대표단 일원인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은 2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미중 무역 협상이 마친 뒤 현지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이 관세 휴전 기간을 90일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 부부장은 “중미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양국은 미국 상호관세 24% 부분과 중국 반격 조치의 계속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로가 주목하는 중대한 의제에 관해 심도 있고 솔직하고 건설적인 교류를 진행했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측 수석 대표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현지 브리핑에서 일부 풀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면서도 회담이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세 인하 조치의 연장은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합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양국이 향후 90일 안에 추가 회담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지 않을 경우 대중국 관세는 4월 2일 책정된 상호관세 수준(34%)으로 되돌아가거나 다시 책정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25~29일 영국 스코틀랜드를 찾은 그는 미국 워싱턴행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막 베센트한테서 전화를 받았는데 그는 중국과의 회의가 매우 잘됐다고 했다”며 “아마 결과가 꽤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협상단)은 내일(30일) 내게 브리핑할 것이며 나는 (합의를) 승인하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베센트)는 회의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도 했다.
만약 양국 정상의 승인과 함께 관세전쟁 휴전 연장이 최종 결정될 경우 연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대면 회담 개최 문제를 조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과 시 주석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올해 말이 되기 전”에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31일~11월 1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하거나 APEC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시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협상에서 관세 이외의 현안과 관련, 미국 측은 중국의 러시아, 이란과의 거래에 문제를 제기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회담의 분위기가 “매우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하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중국이 계속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할 경우 중국은 미국이 부과하는 높은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산 원유 등을 구입한 나라의 대미 수출품에 100% 이상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2차 관세’ 방안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 차원에서 동시에 검토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었다.
미국측은 또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입에 대해 불만을 표했고, 전 세계에 영향을 주는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지적했다고 베센트 장관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베센트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