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가 말해주는 은행의 경쟁력

2025-08-01 13:00:05 게재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모두 갖춘 종목은 무엇?

글로벌 금융그룹 전격 비교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지표는 수익성과 안정성이다. 그중에서도 총자산이익률(ROA)은 은행이 보유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해 이익을 창출하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ROA가 높을수록 적은 자산으로 많은 이익을 낸다는 의미이며, 금융업계에서는 ROA 1% 이상을 우량 금융사의 기준으로 본다.

ROA와 함께 반드시 살펴야 할 지표는 레버리지, 즉 자기자본 대비 자산의 비율이다. 레버리지가 낮을수록 자본 기반이 튼튼하고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 구조를 의미한다.

최근 주요 글로벌 금융사들의 수익성과 레버리지를 비교한 결과, 미국의 JP모건(JPM)과 싱가포르의 DBS그룹(DBSDY)이 두 지표 모두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JP모건은 총자산 약 4조6000억달러, 2분기 순이익 150억달러를 기록하며 ROA 약 1.3%, 레버리지 약 6.5배를 달성했다. 특히 제이미 다이먼 CEO가 최근 “퇴임까지는 수년이 남았다”고 언급해 경영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DBS는 자산 규모 약 5400억달러로 중형은행 수준이지만, ROA 1.33%, 레버리지 6.6배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사례다. 두 은행은 규모보다 ‘질 높은 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경쟁력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반면 자산 규모 6조달러로 세계 최대인 중국공상은행(ICBC)은 ROA 0.75%, 레버리지 7.8배로 양호하지만 효율성 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졌다. 미국 씨티그룹(C)은 ROA 0.57%, 레버리지 8.7배로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 뒤처졌고, 웰스파고(WFC)는 ROA 1.01%로 기준을 넘었지만 레버리지 10.9배로 위험 노출이 크다.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JB금융지주가 ROA 1.11%, 레버리지 8.1배로 유일하게 글로벌 우량 기준을 충족했다. KB금융지주는 ROA 0.90%, 레버리지 7.3배로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평균 이상 수준을 보였고,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ROA 0.60%, 0.73%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이러한 성과 차이는 단순한 자산 규모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JP모건은 자산운용, 기업금융, 트레이딩, 자산관리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이 고르게 분포하며,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48%가 비이자이익에서 발생했다. 특히 자산관리 부문은 약 3조4000억달러 규모의 고객자산을 운용하며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창출한다.

반면 KB금융의 수익구조는 은행 부문에 크게 치중되어 있다. 2024년 기준 이자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75.6%를 차지한다. 순이자마진(NIM)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며, 비이자이익 비중은 25% 내외에 불과하다. 비은행 부문인 증권과 보험도 수익성과 안정성 면에서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한 구조적 한계가 있다.

JP모건과 DBS는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사례다. 자산 규모가 크더라도 수익성과 자본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투자 시에는 단순한 외형보다 ROA와 레버리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금융지주사들도 ROA 1%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자산 운용 효율성 제고와 비이자이익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하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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