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목걸이 바꿔치기 의혹’ 수사

2025-07-30 13:00:02 게재

오빠 장모집에서 모조품 발견 ··· 진품 여부 쟁점

도이치 주가조작 연루자 소환, 이종호 3차 조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최근 압수물로 확보한 고가의 목걸이가 모조품이라고 보고 ‘바꿔치기’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김 여사측은 이에 대해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특검팀은 지난 25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집에서 발견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진품이 아니라고 감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수사 대상자들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모조품으로 바꿔치기한 것이 아닌지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6월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을 하면서 60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이후 공직자윤리법상 500만원 이상 보석류는 신고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김여사측은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

민 특검팀은 김 여사가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목걸이가 청탁 대가로 받은 것인지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5일 압수수색에서는 목걸이뿐 아니라 이우환 화백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 등 다른 물품들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씨는 지난 28일 특검 출석조사에서 진품 여부와 보관 경위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측은 29일 “모처에서 나왔다는 현금 다발이나 화가의 그림 같은 것은 김건희 여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타인의 재산”이라며 “추후 수사기관에서 성실히 밝힐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 특검팀은 김 여사 계좌관리인으로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30일 다시 불러 조사한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부터 25차례에 걸쳐 8000만원 상당을 받고, 이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조사는 지난 21일과 23일에 이은 세번째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된 정황 외에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조병노 경무관 구명로비 연루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특검은 29일 도이치모터스 2차 작전 당시 주포 역할을 한 김 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28일에는 블랙펄인베스트 전 임원으로 주가조작 선수로 지목된 민 모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민씨와 김씨는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시장에서 주고받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모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이뤄진 이른바 ‘7초 매도’의 당사자들이다.

해당 사건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지난 2009년 12월부터 3년간 주가조작 선수와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짜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건이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김씨가 주포로 활동하던 2010년 11월 1일 김씨는 민씨에게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했다. 김씨가 다시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7초 뒤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하는 주문이 제출됐다. 해당 주식은 민씨의 계좌를 통해 다시 매수됐다. 법원은 이 거래를 통정매매로 인정했다.

이 사건 관련 민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이다. 김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김 여사가 권 회장측 연락을 받고 매도 주문을 낸 것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이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사건을 재수사한 서울고등검찰청은 지난 4월 미래에셋증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한 육성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이 내용 중에는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를 운용한 블랙펄인베스트측에 수익률을 배분해 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 특검팀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과 공모해 증권계좌를 위탁하거나 요청에 따라 매매하는 등 전주 역할을 한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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