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민일상·공공행정 통째로 바꾼다
서울시 제2회 스마트라이프위크 9월 개최
전문가 아닌 시민이 우수 기술·기업 선정
AI와 스마트도시를 주제로 한 대규모 전람회가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에서 제2회 스마트라이프위크(SLW)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200개 도시 300개 기업 6만여명이 참석하는 AI·스마트도시 관련 국내 최대 행사다.
SLW는 한국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만들어 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하지만 CES, MWC(Mobile World Congress) 등 기존의 가전·통신박람회와 차별화가 필요했고 서울시가 준비한 주제는 도시와 사람이다.
시민들이 기술 발달과 성과물을 체감하고 이를 도시 행정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를 전람회의 두 축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사람 중심 스마트시티 실현이란 전시 주제가 잡혔고 전시회 기본틀이 ‘약자를 지원하는 기술’ ‘약자와 동행하는 AI’로 구체화됐다.
◆사람과 도시, AI로 연결 = 다양한 전시와 포럼, 스마트도시 시상 등이 열리지만 서울시가 가장 공을 쏟은 분야는 AI로 인한 일상 변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공공 행정의 변화다. 이번 전시의 절반 이상이 실제 도시와 공공영역에서 AI가 어떻게 적용되고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기술들로 채워진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체험하고 투표를 통해 내 삶에 가장 도움이 될 만한 기술과 기업을 뽑는다.
SLW 시민혁신상은 체험형 전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인 기술상과 달리 기술의 우수성 보다 생활 밀착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며 시민 투표로 최종 10개 기업을 선정해 시상한다. CES 혁신상이 전문가 중심의 사전 평가라면 SLW 시민혁신상은 시민에 의해 현장 참여형 평가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뚜렷히 차별된다.
시 관계자는 “첨단기술이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시민 삶과 생활을 어떤 방식으로 향상시켰는지, AI를 활용한 행정 혁신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전시, 포럼,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팔란티어·MIT 등 주요 기관·리더 참석 = 세계 유수 기업과 학계 리더들이 대거 서울을 찾는다. 올해 포럼에서 주목되는 연사는 세계 최대 빅데이터·방산기업인 팔란티어 최고 설계책임자 악샤이 키르슈나스와미(Akshay Krishnaswamy), MIT 도시과학자 카를로 라띠(Carlo Ratti), UCLA 교수 데니스 홍(Dennis Hong), 케임브리지 맥스웰센터 아가 바브닉(Agnieszka Iwasiewicz-Wabnig) 등이다. 연사들은 AI와 도시, 로봇의 윤리와 포용, 공공데이터 기반 도시정책 등 도시와 기술의 통합, 미래 전망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개막식 기조연설은 국내 생성형 AI 스타트업 ‘뤼튼’을 창업한 이세영 대표가 맡는다. 이 대표는 20대에 생성형 AI 기반 문서 작성 도구인 뤼튼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시민들 눈길을 끌 행사도 마련된다. 로봇 기술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제1회 서울 AI·로봇쇼가 열릴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간의 스포츠 대결, 장애물·화재진압 등 극한환경을 극복하는 로봇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경진대회, 일상과 접목된 로봇체험프로그램 등 로봇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SLW를 단기적 행사로 끝내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부터 민간 전시전문기관과 공동 주최하고 점진적으로 유료화해 시 재정 의존도를 낮추는 등 지속가능한 글로벌 전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며 “SLW는 서울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술 기준과 도시 철학을 담은 실험장이자 정책과 산업이 만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