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찬탄 충돌 전대로… ‘탄핵 수렁’ 못 벗어나는 국힘

2025-07-31 13:00:23 게재

대표 놓고 김문수·장동혁 대 안철수·조경태 ‘충돌’

최고위원, 강성보수 반탄파 대거 출마 … 찬탄 소수

안철수 “친길 대표, 계몽령 최고위원 되면 어쩌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는 결국 ‘윤석열 탄핵’에 대한 찬성파와 반대파의 대결로 귀결됐다. 지난해 말 탄핵을 둘러싼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었던 국민의힘이 반년이 지나도록 ‘탄핵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반탄파(탄핵 반대)이자 강성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국민의힘이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송언석 위원장 발언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국민의힘은 30~31일 전당대회 후보등록을 받고 있다. 당 대표 후보로는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과 장동혁·조경태·안철수·주진우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대표적 반탄파로 꼽힌다. 한때 친한계(한동훈)에 속했지만 탄핵에 대한 이견 때문에 한 전 대표와 갈라선 장 의원은 최근에는 친윤(윤석열) 지원을 받고 있다.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찬탄파(탄핵 찬성)로 꼽힌다. 반탄파와 찬탄파가 대표 자리를 놓고 겨루는 모양새인 것이다.

최고위원 4자리를 둘러싼 경쟁에는 반탄파이자 강성보수 성향을 띤 후보들이 대거 나섰다. 김민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과 김소연 변호사,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류여해 전 최고위원, 장영하 변호사 등이다.

김민수 전 대변인은 12.3 계엄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으로 한방을 보여주셨다. (계엄의) 전모들이 밝혀지고 나니, 과천 상륙작전이다. 선관위 상륙작전”이라며 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김소연 변호사는 12.3 계엄에 대해 “구국의 결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김태우 전 구청장은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님을 우리 손으로 지켜드리자”고 주장했다. 김 전 구청장은 자신의 유죄로 실시된 2023년 구청장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재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시 국민의힘에서는 김 전 구청장 공천을 반대했지만, 용산 뜻에 밀렸다는 뒷말이 나돌았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도 강성보수이자 반탄파로 분류된다.

찬탄파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과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등 2명만이 꼽힌다. 둘 다 친한계로 분류된다.

한 자리인 청년최고위원을 놓고는 우재준 의원과 김준교 전 김문수 대선후보 특보,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 최우성 청소의프로 대표 등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친한계인 우 의원은 반탄파로 분류된다.

찬탄파인 안철수 의원은 31일 강성보수 성향의 반탄파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안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최고위원 접수 현황과 예상 출마자들에 대한 보도를 보고 우려를 떨칠 수 없었다. 반헌법적,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후보들과 극단세력 후보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라며 “친길(전한길) 당 대표, 계몽령 최고위원, 윤 어게인 청년최고위원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세워지면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호소 드린다. 상식과 합리, 혁신에 공감하는 원내외 후보님들의 용기 있는 출마를 부탁드린다”며 찬탄파 혁신후보들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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