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해산? 제명?…‘공포 마케팅’ 먹히는 국힘

2025-07-31 13:00:23 게재

의원·당원들, 특검 수사와 여권 위협에 공포심 ‘고조’

당권주자, 위기 강조하며 “내가 지켜주겠다” 메시지

공포 마케팅은 소비자의 불안감이나 공포를 자극해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뜻한다. 정치권에서는 유권자의 공포심을 부추겨 표를 얻는 전략으로 통한다. 8.22 전당대회에 출마한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너도나도 공포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검 수사와 여권의 정당 해산·의원 제명 위협에 노출된 국민의힘 의원과 당원들에게 “내가 지켜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감을 끌어내는 전략이다.

31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원들은 특검 수사와 여권의 위협에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3대 특검은 지금까지 국민의힘 의원 5명(윤상현 권성동 김선교 임종득 이철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내란 특검은 조만간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박찬대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섰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의원직 제명 카드를 꺼냈다. 또 다른 민주당 당권주자인 정청래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의결로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의원과 당원들은 의원직 제명과 정당 해산이라는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과 당원들 사이에 공포심이 커지면서 “누가 나를 지켜줄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 모습이다. 당권주자들은 의원과 당원들의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공포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31일 SNS를 통해 “(국민의힘은) 특검과 이재명 민주당이 조준하고 있는 내란당 함정에 완벽히 걸려들어 정당 해산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전날에는 자신이 내란 특검으로부터 참고인 소환 통보를 받은 걸 앞세워 “이재명정권의 특검이 정당해산위원회가 되어 ‘망나니 칼춤’을 추며 우리 당에 ‘내란’이라는 낙인을 찍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특검의 무차별적 정치탄압으로부터 앞장서서 당을 지키겠다. 저 안철수만이 그것이 가능한 유일한 사람”이라며 의원과 당원들에게 ‘내가 지켜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반탄파(탄핵 반대) 당권주자들도 공포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은 지난 29일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해산할 수 있도록 내란특별법에 해산 조건을 넣고, 45명의 현역 야당 의원에 대해 제명 결의안을 내는 건 협치를 얘기하기엔 너무나 잔인무도한 폭치 아니냐”고 지적했다. 장동혁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특검의) 압수수색은 지나치게 과도하고 범죄에 대한 소명이 뚜렷하지 않은데도 무차별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압수수색 특검의 수사는 야당을 겁박하는 정도의 무리한 수사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특검 수사를 비판하면서 의원들의 공감을 얻으려는 접근법으로 읽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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