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 나선 김건희 특검
1일 서울구치소 찾아 강제구인 시도
건강 이유로 ‘윤’ 버티기…집행 대치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전 9시쯤 특검팀 소속 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강제구인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팀 출석을 권유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특검보 등은 수용실 앞까지 찾아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라고 교도관들을 지휘하고 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완강히 버티면서 대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조은석 내란 특검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이후 특검 조사는 물론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도 일체 거부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소환조사를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연이어 불출석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달 31일 영장을 발부했다. 체포영장 기한은 이달 7일까지다.
전날 김건희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 방침을 밝히자 윤 전 대통령측 법률대리인단은 서울구치소측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진단서와 소견서, 의무기록사본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진단에 의하면 윤 전 대통령은 실명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가 우려되고 있다는 게 대리인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전달받지 못한 만큼 그를 구인해 조사실에 앉힌다는 방침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김병주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구치소를 방문한 후 브리핑에서 “윤석열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특검 소환조사에) 못 온다고 했지만 구치소 관계자에 의하면 건강상의 문제는 없다는 소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위원회는 서울구치소측으로부터 “수사 받지 못할 정도로 크게 건강 상태가 악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 윤 전 대통령이 명씨와 통화하면서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내가 하여튼 상현이한테 한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육성 녹음이 공개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윤상현 의원을 조사하면서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 넉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그에 대한 강제구인을 계속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사를 계속 거부하고 있어 대면조사가 성사돼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조사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환조사 없이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