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초대석 | 이성배 서울시의회 의원

“임대주택, 정상화가 우선”

2025-08-04 13:00:00 게재

SH 보유한 반지하 조사

247가구 지상이주 시켜

“임대주택 정책은 고급화 아닌 정상화가 우선입니다. 대리석 깔고 비싼 자재 쓰는 것보다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바꾸는 일이 더 시급합니다.”

이성배(사진·국민의힘.송파4) 의원은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지낸 유도 선수 출신이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둔 뒤 사업을 하다 정치에 눈을 떴다. 초등학교 등교길에 대형 크레인이 무방비로 돌아다녀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는데 아무도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는 것을 보고 기성 정치에 회의를 품었다. 그의 활동을 눈여겨본 중진 의원 추천으로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에 위촉됐고 이후 당 청년위원회 활동을 하며 정치에 본격 입문했다.

2018년 당선된 뒤 도시계획위원회와 주택공간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이 의원은 서울의 어두운 민낯인 반지하 주택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보유한 반지하주택에 주목했다. 전수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심각했다. 하수가 역류해 오물이 새들어오고 화장실이 방보다 높아 침수가 일어나는 곳, 구토가 날 만큼 악취가 나는 곳도 있었다. 이 의원은 “공실인데 열쇠가 없어 문을 못 여는 곳, 아예 문을 잠그지 않은채 방치된 곳도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리나 보수로는 해법이 없다고 판단해 서울시와 SH에 설득에 나섰다. 공실 현황을 모두 파악한 뒤 대대적 이주를 실시했다. 이사비는 물론 이주를 꺼리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주 후 임대료도 동결했다. 집요한 노력 끝에 SH가 보유한 전체 관리대상 반지하 가구 288곳 가운데 247가구가 지상으로 이주를 마쳤다.

장애인지원주택의 ‘무작위 공급’ 문제도 손을 댔다. 장애유형에 맞춰 주거공간을 설계한 뒤 입주하는 형태다. 번호키를 누르기 어려운 지체장애인을 위해 간편한 개폐장치를 적용하는 식이다. 이 의원은 “지상 이주를 마친 결과 SH 매입 임대주택에선 최근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며 “사람이 살 만한 집, 실제 필요로 하는 주거공간 제공이 임대주택의 진정한 고급화”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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