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극한호우…‘선제 대응’ 나선 지자체

2025-08-04 13:00:38 게재

경보 발령되자마자 주민대피부터

전남·경남 주택·도로 침수 잇따라

7월에 이어 8월에도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비도 시간당 최고 142㎜가 내리는 등 기록적인 극한 호우였다. 이 때문에 사전 대처에도 불구하고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극한호우 쏟아진 광주 북구 도심 광주·전남 곳곳에 극한호우가 쏟아진 3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거리가 침수됐다. 광주 연합뉴스

◆무안서 굴착기 기사 사망 =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남 무안에서는 하천변에서 작업하던 60대 굴착기 기사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중대본은 현재 자연재난으로 인한 사고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무안에는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하룻밤 사이 누적 강수량 286.9㎜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무안을 비롯한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무안과 함평 등에서 27명이 도로침수 등으로 차량이나 집에 고립됐다가 소방대원에 구조됐다. 이날 전남소방에 신고된 주택침수가 261건, 토사·낙석 사고가 5건이었다. 광주에서도 31명이 침수로 고립됐다 소방에 의해 구조됐다.

한때 호남선 일부도 통제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호남선 상행선 익산~광주송정 구간이 3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30여분쯤 통제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호남고속도로 서광주IC 침수로 서광주IC~용봉IC 구간과 용봉IC~문흥IC 구간 통행도 한때 제한됐다. 차량 통행금지는 4일 오전 3시 10분쯤 모두 해제됐다.

부산에서는 낙뢰로 인한 변압기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한전과 소방에 따르면 3일 오후 10시 56분쯤 부산 기장군 한 변압기가 낙뢰에 맞아 폭발했다. 이 사고로 기장읍과 일광읍 일대 932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겨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4일 오전 0시 43분쯤 전력공급이 재개됐다.

◆1647세대 2262명 긴급대피 = 정부와 지자체는 집중호우 소식에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 대책에 나섰다. 특히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피해가 컸던 경남·전남·충남 등은 기상특보 발령 지역을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주력했다. 하천이나 계곡 인근 펜션 캠핑장 야영장 등에 머물다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4일 새벽 4시 30분 기준 경남에서만 1647세대 2262명이 산사태 침수 등을 우려해 긴급 대피했다. 특히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피해가 컸던 산청을 비롯한 경남지역 주민들은 선제적으로 대피했다.

충남에서는 66세대 100명, 전남에서는 66세대 84명이 몸을 피했다. 모두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인명·재산 피해가 심했던 지역이다. 이 밖에도 광주(31세대, 41명) 부산(22세대 31명), 경북(4세대 5명) 등에서도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 가운데 1726세대 2353명은 학교와 마을회관 등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에 대비해 정부와 지자체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은 인명피해가 컸던 지난 7월 집중호우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 7월 16~20일 집중호우 당시 인명피해는 사망 27명, 실종 2명 등 모두 29명으로 집계됐다. 당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중 570세대 916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이나 친·인척집 등에 머물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해 대응 중이다. 윤호중 중대본부장은 “현장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전에 통제하고 신속히 대피시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정부도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위험 기상이 종료하는 시점까지 호우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신일 방국진 곽재우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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