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트럼프 관세전쟁의 결말은

2025-08-05 13:00:00 게재

트럼프 대통령의 막가파식 관세전쟁이 절정이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현재까진 성공적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선택한 각개격파 전술과 무한보복 공언이 효과를 보고 있다.

전체 수출의 19%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주한미군’이란 멍에까지 지고 있다. 한때 결사항전을 선언했던 유럽연합(EU)도 결국 미국과 굴욕적 협상을 타결했다. 브라질은 ‘50% 관세’란 날벼락을 맞았다.

그렇다면 트럼프 관세전쟁은 끝내 미국에 승리를 안겨줄 것인가. 그럴 가능성도 없고 그렇게 되어선 인류 미래에 희망도 없다. 1·2차세계대전 이후 80년간 인류의 국제관계는 한발 한발 힘겹게 전진해왔다. ‘제국주의와 식민지, 힘의 관계’에서 ‘호혜평등과 평화협력의 관계’로 바뀌어왔다. 트럼프 관세전쟁은 이런 인류의 힘겨운 진보를 단번에 무력화시키는 행위다.

이런 트럼프의 인류사적 역행은 당장 미국내 후유증을 키울 수밖에 없다. 조만간 미국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의)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모두 높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역정책 변화와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노동통계국(BLS) 고용보고서를 보면 최근 두달간 고용수치는 25만8000개가 줄었고 실업률은 4.2%로 상승했다. 외신들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실(TBL)은 미국의 평균 유효관세율이 올해 초 2.5%에서 7개월 만에 18.3%로 올랐고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큰 패배자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물가는 단기적으로 1.8% 상승하고 미국 가구당 수입이 2400달러(330만원) 감소하게 된다고 봤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세계에서 ‘반미정서’가 빠르고 깊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사드사태와 한국과 중국 국민의 반중정서 확산과정을 되짚어보자.

중국은 2003년 이후 한국의 최대 무역교역국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사드가 배치된 뒤 중국은 ‘한한령’을 내렸고 대중국 교역 비중은 점차 하향세로 돌아섰다. 한때 10점 만점에 6점대까지 올랐던 한국 국민의 중국 호감도는 3.13(2025년 아산정책연구원 조사)까지 떨어졌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추세였다.

이런 국민정서 변화는 한중 정부가 어떤 사업을 함께하려 해도 동력을 얻기 힘든 상황을 초래했다.

한국을 침탈했던 일본은 ‘광복 80년’이 지났지만 한국인의 마음 속에는 ‘영원한 적’이 됐다. 이런 국민정서는 한국에 수차례 ‘친일지향 정부’가 들어섰지만 결국 한일관계는 한걸음도 앞으로 가지 못하게 했다. 트럼프의 미국은 전세계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 ‘반미정서’를 키우고 있다.

성홍식 재정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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