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자외선, 눈에도 화상 입혀…‘눈 보호’ 필수
수정체·망막 손상, 백내장 위험
노인 어린이, 광각막염 더 노출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강한 자외선으로 인한 안과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C(100~280nm), UVB(280~315nm), UVA(315~400nm)로 구분한다.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 센터장에 따르면 눈 건강에서 신경 써야 할 자외선은 UVB(중파장)와 UVA(장파장)이다. UVB는 눈 표면을 손상시키고 UVA 일부는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다. 눈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 상피세포가 화상을 입어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 질환은 여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할 광각막염으로, ‘눈에 생기는 화상’이라고도 불린다.
광각막염은 햇볕이 강한 해변, 수영장, 고지대, 수상레저, 스키장 등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장시간 활동하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 자외선 반사광으로 인해 눈이 손상되는 것이다. 해변의 마른 모래, 바닷물, 물결 표면이 자외선을 강하게 반사한다. 자외선 반사율은 눈(설원)이 80% 이상, 물은 25%, 모래는 15%에 달한다.
인공 광원 자외선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광각막염의 원인이 된다. 보호 장비 없이 용접 작업을 하거나, 용접 시 발생하는 고강도 자외선 및 청색광이 광각막염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하는 자외선은 태양광보다 훨씬 강력하고 눈을 잠깐만 노출시켜도 각막에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김 센터장은 “광각막염은 대부분 72시간 내에 회복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 진통제 등을 처방한다”며 “광각막염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외선 지수가 강한 시간대를 피해 활동하고, 어른에 비해 눈 자체가 연약한 아이들은 보호자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보호안경 없이 용접할 경우, 락스 사용 등 일상적인 행동에 의해 광각막염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며 “용접과 스키 등 특수 환경에서는 보호장비가 필수다. 광각막염을 진단받으면 렌즈 착용을 중단하고 인공눈물로 안구가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름철에는 결막이 과도하게 자라나 각막(검은자)까지 침범하는 익상편도 흔히 발생한다. 자외선 노출이 가장 큰 원인이며 자외선이 눈 표면의 세포를 자극해 만성 염증과 조직 증식을 유발한다.
광각막염은 눈의 작열감, 따끔거림, 이물감, 충혈, 눈물 흘림 증가 등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12~48시간 내에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며칠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익상편도 이물감, 따끔거림, 건조함, 충혈이 생기며 흰 조직이 과도하게 침범하면 난시를 유발할 수 있다. 익상편이 심하거나 시력 저하를 유발할 경우 수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 자외선 차단 관리를 안 하면 재발할 수 있다.
어린이와 노인은 상대적으로 자외선에 더 민감하고 보호 본능이 부족해 광각막염에 더 쉽게 노출된다.
어린이의 각막과 수정체는 더 투명해 자외선이 망막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선글라스나 모자 착용 습관이 부족하고 햇빛을 오래 쳐다보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들에게 UV400 이상 차단되는 어린이용 선글라스를 사용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외에도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노안, 백내장, 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구 질환의 발생 확률이 커진다. 자외선 UVA는 파장이 길어 장기간 노출 시 망막 세포 손상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황반(시력 중심 부위)에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황반변성 위험을 높인다.
자외선으로 인한 안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챙 넓은 모자와 양산을 활용해야 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