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충격, 미국 수입업체들 ‘원가’ 혼란
태평양 해상운임 계속 하락
동남아항로 운임도 약세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태평양 항로 운임은 하락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4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이하 해진공)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3.1% 내린 2131포인트를 기록했다. 7주 연속 하락이다.
부산항과 연결된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유럽 등 9개 항로 운임이 내렸고 오세아니아 중남미 등 4개 항로는 올랐다. 북미서안과 동안은 12m 컨테이너 1개 기준 2090달러, 3412달러로 각각 1.7%, 0.7% 하락하며 낙폭을 줄였다.
1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도 일주일 전보다 2.6% 내린 1550.7포인트를 기록했다. 8주 연속 하락이다.
상하이항과 연결된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유럽 등 9개 항로 운임이 내렸고 호주 남아프리카 등 4개 항로는 올랐다. 부산발 KCCI와 상하이발 SCFI가 개별 항로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진공은 4일 발행한 주간시황보고서에서 미국 해운미디어 JOC를 인용해 미국 수입업체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잦은 관세 변경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중소수입업체들은 잇따른 관세정책 변화로 상품 원가예측에 어려움을 겪으며 중국 인도 유럽연합 등에서 수입을 중단하거나, 수입처를 에티오피아 가나 등으로 옮기고 있다. 일부 기업은 선적을 취소하고 있다.
해진공은 “이런 불확실성은 해운 수요예측을 흐리게 하고 하반기 미국내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 변동에 대응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는 ‘사전 선적’도 사실상 종료됐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해진공은 “북미항로의 경우 수요가 둔화되면서 8월에 예고된 선사들의 운임인상 시도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운임방어를 위한 선사들의 선복량 조정 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14일로 예고된 관세유예 종료일을 앞두고 회담을 가졌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현재 관세가 추가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선사들의 주력 항로인 동남아항로 운임도 하락세다.
4일 부산발 동남아항로 운임은 12m 컨테이너 1개당 994달러로 올해 1월 6월 1273달러에 비해 28.1% 내렸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