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요인이 식물 항산화 성분에도 영향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섬모시풀 지역 차이 확인
우리나라 도서지역에 자생하는 섬모시풀이 자라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항산화 성분 함량이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통 섬유식물 모시풀의 변종인 섬모시풀은 몸속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주목받는다.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울릉도 흑산도 등 각 도서지역에서 채취한 섬모시풀을 분석한 결과, 같은 식물이라도 자생지에 따라 유전적 특성과 기능성 물질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5일 발표했다.
섬모시풀은 우리나라 전통 섬유식물인 모시풀의 변종이다. 주로 남해안과 도서지역에 자생한다. 모시풀은 지역별로 특산 활용 방식이 다르다. 충남 한산은 섬유 원료로서의 ‘한산모시’가 유명하며, 전남 영광은 ‘모시떡’ 등 전통 식품으로 널리 활용된다. 변종인 섬모시풀은 잎과 줄기에 항산화성분이 풍부해 건강기능성 식품이나 바이오소재로의 활용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식물 항산화 기능과 관련된 성분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의 함량이 수집 지역과 연도에 따라 현저하게 달라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섬모시풀 기능성이 단순히 유전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과 상호작용하며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경준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천연소재연구부장은 “같은 식물이라도 자라는 지역과 해에 따라 유전적 특성과 기능성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도서·연안 지역 생물자원이 단순한 기능성 소재를 넘어 고유한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도서·연안 생물자원의 체계적인 정보화와 생물주권 기반의 활용 전략 마련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Plant Genetic Resources)에 게재됐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