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주민들 불편 해소하는 게 행정 본질"

2025-08-06 13:00:03 게재

현장서 해답 제시, 감사패 60개 받아

반도체 국가산단 등 미래 초석 마련

“현장에 나가 눈으로 보고 관계자들과 소통하면 어렵게 생각했던 문제를 풀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공직자들에게 현장 확인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상일(사진) 용인특례시장은 ‘민원 해결사’를 자처한다. 반도체 중심도시 프로젝트, 용인플랫폼시티 조성 등 굵직한 사업들도 많지만 아파트 학교 농가 등 민원현장은 어디든 달려가 직접 소통한다. 최근엔 신규 입주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시장은 “용인시민의 약 8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며 “아파트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시가 나서서 주민들이 생활하는 주거공간부터 쾌적하고 편리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용인에선 아파트 부실시공 용납 못해” = 실제 아파트 진출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장기간 사용승인(준공)을 받지 못한 ‘용인 삼가2지구 힐스테이트 임대주택’ 문제가 최근 해결됐다. 민간조합 내부 갈등으로 진출입 도로가 개설되지 않아 4년가량 입주를 못했는데 이상일 시장이 취임 이후 TF팀을 꾸려 시 공원부지를 임시 대체도로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해 문제를 해결했다. 준공인가가 미뤄졌던 ‘용인 드마크데시앙 아파트’ 도로개설 문제도 권익위 중재를 이끌어내며 시가 나서서 해결했다. 민간영역에서 발생한 입주지연 문제가 용인시의 적극행정으로 해결됐다는 평가받는다.

지난해 연말엔 양지면 경남아너스빌 디센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물이 새는 등 부실시공 문제가 심각하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 시장은 4번이나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처음 방문했을 때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현장 관계자들은 이 시장이 대표이사까지 불러내 하자를 완벽히 처리하지 않으면 사용검사 승인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태도가 달라졌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하자민원이 해결됐고 이 시장은 ‘용인에선 부실공사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겼다.

이밖에 공사장 소음으로 불편을 겪은 역북3지구 조합아파트를 비롯해 모현읍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중앙동 드마크데시앙, 고림동 힐스테이트 용인고진역 아파트 등을 방문해 입주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 시장은 “시장이 현장에 가면 시공사나 현장 관계자들이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공무원들도 ‘이런 부분은 우리가 해결하자’고 하면 바로 하니까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91개 용인지역 초·중·고교 학부모 및 학교장 간담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 시장은 “학교장이나 학부모 간담회는 민원이 제기돼 방문하기보다 제가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제안한 경우가 많다”며 “한 교장 선생님은 시장이 교장에게 간담회를 제안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막상 간담회가 열리면 학생 통학여건 개선, 학교시설 개선 등 다양한 요구사항이 쏟아진다. 포곡읍 영문중학교 승하차장 조성,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용인삼계고 통학차량 운행 개선, 비만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동백고교 보행로 개선 등은 모두 이 시장이 직접 민원을 듣고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아낸 사례다.

◆간담회 특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과 소통 =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통콘서트, 소통버스킹, 녹색어머니회 간담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한다. 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특강도 77회나 했다. 이 시장은 “학생들에겐 관찰력 상상력 도전정신 등을 이야기한다”며 “특강 자료도 직접 만들고 강의료는 그때그때 모아 기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장에서 소통하며 찾아낸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이 시장의 노력에 주민들은 손수 감사패를 만들어줬다. 지금까지 이 시장이 받은 감사패만 약 60건에 달한다. 폭설피해를 입은 화훼농가부터 하자로 입주를 미뤘던 아파트 주민, 도시가스 공급이 안돼 불편을 겪던 처인구 마을주민 등 사례도 다양하다. 이 시장은 “반도체 중심도시 등 미래를 위한 초석을 놓는 일도 중요하지만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행정의 본질이자 시장의 책무”라며 “도시 성장과 시민 삶의 질을 함께 높여 나가기 위해 계속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후 지난 3년간 이뤄낸 성과 가운데 처인구 235만평에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이 국가산단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이래연구단지)를 묶어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로 지정한 것과 45년 만에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는 등 오래된 난제를 해결한 것도 큰 성과다.

이 시장은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가 112조원을 투자하는 일반산단 두곳에 조성되는 팸의 생산능력은 대한민국의 기존 반도체 생산라인을 모두 합한 것보다 훨씬 크다”며 “정부가 용인을 대한민국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중심지로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문화·체육분야에서도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개최를 비롯해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준비,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선수 영입, 골프스타 박세리 전 감독과 복합문화공간(SERI PAK with 용인)을 여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용인시는 민선 8기 들어 대통령상만 5번을 받는 등 중앙정부와 외부기관 등에서 221건의 상을 받았다. 초선이지만 이 시장이 ‘일 잘하는 시장’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러다보니 지역정가에선 차기 경기지사 출마 권유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경기도지사보다 용인시장이 더 중요하고 국가를 위해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3년 넘게 시장을 해보니 용인시장직을 제대로 하는 게 국회의원 하는 것보다 50배, 100배는 힘든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꼭 해야 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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