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우건설, 개포우성7차 난타전
한남4구역 ‘계약변경’ 논란에 조합 간 갈등 양상 ‘불똥’
“선 넘어” “왜곡 없다” 충돌, 강남구청 “행정지도 검토”
서울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경쟁이 과열양상이다. 경쟁사가 수주한 타 구역 사업을 문제삼는 비방전이 해당 조합 간 신경전으로 비화되자 강남구청에서 행정지도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5일 건설업계와 조합측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 구역은 양사의 경쟁적인 비방홍보전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 조합 관계자는 “양측 시공사의 홍보관에 가보면,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도배가 돼 있다”며 “상대 시공사가 잘못된 행위를 하고 있으니 제재해 달라는 취지의 문서를 양측 모두로부터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조합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양측에 대해 ‘허위 홍보, 과장 홍보, 상대 비방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수차례 발송한 바 있다.
수주전 초반에는 양측 시공사가 경쟁적으로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구청이 양측이 자제하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조합측에 보내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얼마 전 수주한 한남4구역의 계약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대우건설이 펴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삼성물산의 말바꾸기로 한남4구역 입찰부터 계약까지 10개월이 걸렸고 △공사중단 사유 추가, 준공책임 의무 축소, 연체료 지급조항 추가 등 27개 조항이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한남4구역 조합이 이달 1일 개포우성7차 조합과 대우건설에 공문을 보내 ‘허위사실 유포를 중지하라’고 요청, 조합 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불똥이 튀었다.
삼성물산측은 대우건설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경쟁 현장에서 경쟁사간 난타전은 일반적”이라면서도 “이번엔 선을 좀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남4구역 논란에 대해 “올해 1월에 수주하고 7월 30일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계약을 변경한 게 아니라 입찰 제안 내용을 계약조항으로 구체화·명문화 해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왜곡은 없으며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한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찰(2024년 11월) 후 계약시까지의 기간은 10개월이 맞다”며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에서는 조합계약서안을 100% 수용한다고 해놓고 그만큼 걸렸는데 개포우성7차에선 입찰 때부터 86개 조항을 수정했다. 그 이중성과 계약 지연 우려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치 우리가 비방전을 벌인 쪽처럼 비치는데 우리도 상대방 쪽이 조합원들에게 뿌린 비방 유인물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개포우성7차 과열 경쟁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있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행정지도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건설측은 이 구역 조합에 약속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수수료 100% 대납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상 조합에 대한 금품제공 금지 조항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명문화된 규정이 없고 타 구역에서 인허가비용 대납 전례가 제재를 받은 적도 없다”며 “명확한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약속을 지킨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재걸·박광철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