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이종섭 호주 출국’ 수사 확대
장·차관 휴대폰 이어 법무·외교부 청사 압색
이노공 전 차관, 출금해제신청서 전달 정황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VIP 격노’ 수사에 이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한 ‘해외 도피성 출국’ 의혹에 연일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김건희 여사 비화폰도 확보해 포렌식을 하는 등 수사외압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출국’ 의혹 수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외교부 청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외교부 장관실과 인사기획관실 등에서 지난해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해 3월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던 이 전 장관이 인사 검증과 자격심사에서 문제 없이 호주대사로 전격 임명되고,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가 돌연 해제된 경위를 수사 중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4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장호진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압수수색했고, 전날에는 법무부 과천 청사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앞서 윤석열 정부 당시 법무부의 박성재 전 장관과 이노공 전 차관, 심우정 전 차관(전 검찰총장), 박행열 전 인사정보관리단장, 이재유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장호진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을 대상으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4일 압수수색은 이들의 휴대전화와 차량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5일에는 장관실, 차관실 등 법무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금은 해체된 인사정보관리단의 보관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직해병 특검법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출국·귀국·사임 과정의 불법행위와 이와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 및 대통령실, 외교부,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에서의 은폐·무마·회유와 같은 직무 유기·직권남용 범죄를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다.
특검팀은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던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금지 조치가 돌연 해제된 경위를 비롯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노공 전 차관이 이 전 장관에게 출국금지 해제 신청서를 보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해 1월 사직한 이 전 차관이 그해 3월 메신저로 이 전 장관에게 출국금지 해제 신청서 양식을 보낸 정황을 잡고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차관이 지난해 3월 이종섭 전 장관의 ‘도피성 출국’ 의혹에 연루된 정황을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하고자 지난 4일 그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국방부 수장이던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공수처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던 이 전 장관은 대사로 지명된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으나, 법무부는 임명 사흘 뒤인 그해 3월 7일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받자마자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조치가 돌연 해제된 배경에 대통령실을 포함한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닌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장관, 조태용 전 국정원장 등의 비화폰 통화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또 김건희 여사가 최근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비화폰도 확보해 포렌식을 시도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5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특검은 최근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비화폰 통화내역을 제출받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