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표도서관
지역 도서관 정책 중심…책으로 하나되다
정성지표 평가로 지역 맞춤형 사업 유도 … “사서가 자긍심 높일 수 있는 화합의 장 마련”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경남대표도서관은 지난 7년 동안 경남의 광역대표도서관으로 공공도서관 역할과 함께 도 내 80여개 공공도서관의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초반 어려움도 있었지만 경남대표도서관은 경남 전체 도서관의 중심으로 기능하며 도 내 공공도서관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5일 경남대표도서관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카페와 함께 전시실을 만날 수 있었다. 카페와 전시실에는 상당수 이용자들이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며 전시를 감상하는 모습이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획된 전시 ‘책과 사진 속, 독립운동의 기억’은 경남의 독립운동을 중심으로 책과 사진을 함께 구성했다. 지난 전시는 생태를 주제로 기획하는 등 경남대표도서관은 1~2달마다 새로운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영상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매번 달라지는 도서관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임산부 전용 공간 조성 = 경남대표도서관은 편안하고 쾌적하게 마련된 자료실이 강점이다. 서가 간 간격이 넓고 이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열람 공간을 갖추고 있다. 1인용 좌석 등 다양한 좌석 유형이 마련돼 있어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방문해 독서 휴식 등 저마다의 활동을 즐기고 있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특화 공간도 다양하다. 이 중 하나가 임산부 전용 공간인 ‘예비맘 휴 라운지’로 임산부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쾌적한 공간과 1300여종의 도서 및 자료, 각종 정보들이 예비 어머니들을 환대한다. 통창으로 자연을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1인용 좌석들이 돋보인다.
웹툰을 별도로 분류한 웹툰자료실도 운영하고 있다. 2400여종의 도서를 갖췄으며 시각적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원색과 웹툰 원화들로 벽면을 꾸몄다. 이날 이용자들이 편안한 모습으로 만화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문화자료실도 마련돼 있다.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경남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자료실이다. 베트남 등 10여개 국어로 된 6500여종의 도서를 갖추고 이용자들을 맞이한다. 책들 중에는 그림책들도 있는데 외국어 그림책과 한국어 번역본 그림책을 함께 전시해 이용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경남대표도서관은 경남 지역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남자료실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경남 지역에서 발간되는 행정기관의 간행물과 함께 경남 지역 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수집하며 5800여종의 자료를 갖췄다.
이용자나 관련 연구자들은 이곳에서 경남 관련 각종 자료를 편리하게 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경남대표도서관은 가상현실(VR)체험존 미디어창작실 체험형동화구연실 등을 갖추고 있다.
◆경남의 책, 경남 부문 별도 선정 = 경남대표도서관은 ‘책으로 하나되어 경남을 이끄는 도서관’을 운영 방향으로 설정했으며 올해 업무목표는 ‘도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독서문화 조성’이다. 이에 경남도민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 사업으로 ‘함께 읽어요! 경남의 책’과 ‘지역서점 희망도서 바로대출’을 꼽을 수 있다.
경남의 책의 경우 해마다 일반 어린이 경남 부문 등 3권을 도민 추천과 도서관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경남 지역과 관련한 경남 부문을 별도로 선정하고 있어 눈에 띈다. 선정 이후에는 작가 특강, 지역 도서관 순회강연 등을 통해 도민들과 책과 관련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2023년 경남의 책으로 선정된 ‘줬으면 그만이지’는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가 김장하 선생을 다룬 책으로 이후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며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역서점 희망도서 바로대출은 도내 25개 서점이 참여 중인 대출 서비스다. 이용자는 경남대표도서관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서점에서 새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다. 특히 서점이 부족한 군 지역이나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역할을 한다.
◆“문화 감수성 자극하는 콘텐츠 다양화” = 경남대표도서관은 광역대표도서관으로 도 내 공공도서관에 대한 운영평가를 주관하고 있다. 이 평가는 정량지표(예산, 장서 수, 사서 수 등 12개 항목)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정성지표(도서관 특성화 및 독서문화 기여도 등)에 대한 평가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정성지표에 대한 평가를 통해 도 내 각 공공도서관이 지역 특성과 여건에 맞는 변화를 시도하고 다양한 실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통영시 공공도서관은 어르신 구술기록을 그림책으로 출판했고 창원시 명곡도서관은 시니어 작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창원시 상남도서관은 지하 공간을 공동체(커뮤니티) 중심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강순익 경남대표도서관장은 “정성지표를 통해 지역별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방향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경남대표도서관은 향후 과제로 콘텐츠의 다양화를 꼽았다. 강 관장은 “도서관 콘텐츠는 이제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으며 그림 디지털 사진 음성 영상 공연까지 아우르는 문화 감수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만족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중요하다”면서 “사서 및 도서관 관계자들이 함께 소통하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해 도 내 도서관들의 공동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원=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