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포트홀 관리·인사행정까지

2025-08-07 13:00:03 게재

경기 지자체들 ‘AI행정’ 확산

“주민이 신뢰할 때 효과 발휘”

경기지역 지자체들이 포트홀, 자전거도로 안전관리는 물론 공무원 인사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미 보편화된 ‘AI 챗봇’ 등 민원상담 서비스를 넘어 지방행정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오산시는 6일 신규 공무원 채용 및 부서 배치 등 인사행정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첫 공무원 채용시험 필기 합격자 82명을 대상으로 AI 역량검사를 실시했고 이를 토대로 AI가 자동생성한 질문을 심층면접에 도입한다. 검사 결과는 신규 공직자 보직 배치에도 활용한다. 시는 채용 외에도 재직자 분석, 고 성과자 특성 파악 등 인사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서울 부산 등 일부 지자체가 공무직이나 산하기관 직원 채용에 AI를 시범 적용하고 있지만 인사행정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AI 도로 위험정보 수집단말기와 수집된 이미지. 사진 성남시 제공

성남시는 포트홀과 도로 위 낙하물 등 위험요소를 AI 기술로 실시간 탐지하고 신속 대응할 수 있는 AI 기반 도로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시내버스에 AI 도로 위험정보수집 단말기를 부착해 주행 중 도로상태를 자동 탐지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정밀 분석·가공해 모바일 웹으로 도로 보수원에게 실시간 전달한다. 지난달부터 운영을 시작, 내년 1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교통사고 및 정체 예방, 도로 유지보수 비용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남시 자전거도로에 설치된 ‘스마트 사고위험 방지시스템’. 사진 하남시 제공

하남시는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당정뜰 자전거도로 초입(신장동 244)에 ‘스마트 사고위험 방지시스템’을 설치했다. 내리막 길에는 AI영상감시센서를, 교차지점 앞쪽에는 전광판과 경광등, 스피커를 각각 설치해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상대방의 접근 상황을 미리 인지해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AI영상감지센서에 시속 10㎞ 이상으로 주행하는 자전거가 감지되면 해당영상을 실시간 송출해 다른 이용자들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수원시는 AI 기술을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 업무에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소비쿠폰 지급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청 첫날인 지난달 21일부터 ‘AI 복지민원서비스’를 44개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소형 대규모 언어모델과 검색증강 생성기술을 활용, 복지민원 데이터 5만여건을 학습해 지난 4월 개발됐다. 민원업무 담당자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액은 얼마야’라고 검색하면 소비쿠폰 지급 기준·금액 등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답변출처도 알려준다.

화성시는 어린이 안전을 위해 AI 기반의 공영버스 ‘안전운전 솔루션’을 적용해 효과를 봤다. 차량 주행 시 안전거리 미확보와 전방 충돌 위험, 무단차선이탈 등 운전자별 위험요소를 실시간 감지·분석하면서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53% 감소했다. 시는 AI와 놀이, 교육이 결합된 체험형 공간 ‘맘대로 A+ 놀이터’도 개관한다.

이밖에 시흥시는 지난 4월 수작업으로 해오던 옥외광고물 안전점검에 AI와 드론을 결합한 실증사업에 성공, 인력과 예산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고 용인시는 ‘인공지능 보이스봇’을 도입해 야간에도 민원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 지자체들이 시간과 비용 절감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지방행정에 AI 기술을 도입할 때 철저한 데이터 관리, 투명성 확보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AI정책실 수석은 ‘해외 지자체의 AI 활용사례와 도입과제’라는 리포터에서 “AI기술을 활용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거나 주민에게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데이터 관리·보호 및 투명한 절차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적절히 활용, 주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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