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40조원 추가 투자 발표에 주가 5.1% 급등
팀 쿡 "투자확대 자랑스럽다"
애플이 미국 내에 10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하자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내 제조업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4년간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5.1% 급등한 213.25달러로 마감했다. 애플의 시가총액도 3조1890억달러로 확대됐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술 기업들에 국내 제조 확대를 요청하며 제시한 무역 정책 압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케빈 해싯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조 달러 규모의 새 공장들이 미국에 세워질 것이며, 애플이 오늘 그중 하나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애플은 추가 투자와 함께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사용되는 모든 유리를 코닝의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며, 텍사스 휴스턴에서 AI 서버 제조와 관련한 투자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애리조나의 TSMC 공장으로부터 저가형 칩 조달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실제 미국 내 생산 재편보다는 관세 부담 경감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지적한다. 모펫 네이선슨의 크레이그 모펫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관세 면제를 받기 위해 투자를 발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투자가 실제 제조시설 이전을 의미하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애플의 이번 투자는 기존의 5000억 달러 규모 투자에 추가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특히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공급망을 미국 내로 더 많이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요청과 관세 정책으로 인한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 CEO 팀 쿡은 “미국 전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이번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