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인텔이 일깨워준 교훈

2025-08-07 13:00:02 게재

미국 칩 제조업체 경영실적 비교 … 인공지능 생태계 주도가 판 갈라

미국 반도체 칩 제조업체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매출과 순이익률, 주가상승률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인텔은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원인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주도하느냐 여부다.

7일 인포그래픽 전문미디어 ‘비주얼 캐피탈리스트’는 마켓워치와 파이낸스 차트자료를 활용해 미국의 반도체 칩 제조업체 선두주자 5곳의 경영실적 및 주가수익률을 비교·분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상위 5개사의 2024년 매출(회사마다 회계연도 기준은 다름)은 엔비디아가 1305억달러(약 180조8000억원)에 달했다. 인텔 531억달러와 브로드컴 515억달러를 합한 금액보다 많다. 이어 퀄컴 390억달러,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258억달러 순이다.

매출성장률은 매출순위와 달랐다. 엔비디아가 전년 같은기간 대비 114.2% 급증했고, 브로드컴 44.0%, AMD 13.7%, 퀄컴 8.8% 각각 증가했다. 인텔은 2.1% 줄었다. 순이익률은 엔비디아 55.9%, 퀄컴 25.9%, 브로드컴 12.0%, AMD 6.4% 순이었다. 인텔은 –35.3%로 대조를 보였다.

5년간 주식 수익률(7월 22일 기준)은 엔비디아가 무려 1505.0%에 달했으며, 브로드컴도 901.0%를 기록했다. AMD와 퀄컴은 각각 150.4%, 89.8%로 조사됐다. 반면 인텔은 –57.3%로 뒷걸음질 쳤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022년 364억달러에서 2023년 1조223억달러, 2024년 3조355억달러, 2025년 4조375억달러(8월 7일 기준)로 수직상승했다. 인텔은 2022년 109억달러에서 2023년 211억달러로 늘었다가 2025년 89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 외에 7일 현재 시가총액은 브로드컴 1조4180억달러, AMD 264억달러, 퀄컴 157억달러 등이다.

‘비주얼 캐피탈리스트’는 “반도체 칩 기업들의 경영실적을 보면 AI 열풍에 올라탄 기업과 전통적인 제조업체간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 거대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엔비디아의 H100과 블랙웰칩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AI 생태계를 주도하면서 시장의 확실한 승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인텔은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진입 지연과 구조조정 실패로 고전하고 있다. 인텔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 연말까지 인력을 7만5000여명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인력의 약 22%에 달하는 감원 규모다. 향후 제조분야 투자도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I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엔비디아는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인텔은 기술·경쟁력 약화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각 기업이 처한 전략적 입지와 기술력, 시장대응 능력차이가 성패를 갈랐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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