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도이치에 ‘수상한 대출’

2025-08-07 13:00:12 게재

노동진 회장 취임 후 648억원 대출

수협 “정상 심사, 안정된 회사 지원”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취임 후 수협은행과 단위수협이 도이치모터스 및 관계사에 무더기 대출을 시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도이치모터스 계열과 2021년 이후 끊겼던 거래가 노 회장 취임과 동시에 재개됐고 대출 총액 규모는 648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신용대출이라 논란이 더하고 있다. 수협은 안정적인 기업에 대한 정상적 대출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023년 3월 노 회장이 취임할 당시 수협은행 뚝섬지점은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진행했다.

당시 도이치모터스는 권오수 전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직후였고 김건희 여사의 계좌 일부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되던 시점이었다.

대출은 도이치모터스에만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5월 도이치모터스의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은 수협에서 30억원 신용대출을 받았다. 10월에는 도이치아우토 예금을 담보로 100억원이 추가 대출됐다. 같은 달 도이치아우토는 운영자금 명목으로 58억원을 또 대출받았다. 특히 2024년 4월에는 수협은행과 9개 단위수협이 도이치오토월드에 총 360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수협은행에서 348억원, 단위수협에서 300억원 등 총 648억원이 도이치 계열로 대출됐다.

당시 노 회장 본인도 사법리스크가 있었다. 노 회장은 2022년 말 수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장 5명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혐의로 해양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유흥업소 업주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1·2심 유죄 판결을 받은 반면 노 회장은 2023년 8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가 도이치 계열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제공한 것이 윤석열 정권과 연결을 위한 로비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수협측은 6일 “우량한 기업일수록 대부분 신용대출 거래를 한다”며 “도이치모터스는 권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로 매출 성장세나 당기순이익은 늘어나고 있어 안정적인 회사로 보고 여신지원을 했다”고 해명했다. 2023년 9월 당시 다른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5곳에서도 도이치오토월드에 470억원대 신규 대출이 실행됐다는 것이다.

수협은 “대출은 내부 심사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집행된 것으로, 임원은 심사 과정에서 개입할 수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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