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 관세 조건부 면제
“미국 공장 지으면 무관세”
삼성전자·SK 수혜 가능성
미국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한해 관세를 전면 면제키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미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동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이 미국 내 공장 건설계획을 상무부에 공식 신고하고 착공부터 완공까지 정부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단순한 발표나 투자계획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으며 실제 공사진행 상황이 확인돼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 관세 부과를 보류하지만 이행하지 않으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100% 관세가 즉시 적용된다. 현재 텍사스주와 인디애나주에서 반도체 관련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고율 관세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그러나 미국에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면 해당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 조치를 통해 미국 내로 유입될 반도체 투자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합의를 통해 반도체·의약품 분야에서 최혜국대우(MFN)를 보장받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약속이 여전히 유효하며 한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동등하거나 유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