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가자전쟁 종식이 목표”

2025-08-11 00:00:00 게재

하마스 격퇴 재확인

유럽서 반이스라엘 시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외신과 내신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고 가자지구 군사작전 확대의 목표가 전쟁 연장이 아니라 종식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를 패배시키고 민간 행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라며 “가자지구를 ‘점령’이 아닌 ‘해방’하겠다”고 표현했다. 또 “현재 가자지구의 70~75%를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히며 “북부 가자시티와 중부 해변 캠프 등 남은 두 곳의 하마스 거점을 조기 장악하라는 지시를 군에 내렸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8일 안보 내각 회의에서 제시한 ‘종전 5대 원칙’을 재확인했다. 여기에는 △하마스 무장 해제 △모든 인질 귀환 △가자지구 비무장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안보 통제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무관한 대안 행정부 수립이 포함된다. 그는 하마스가 휴전 협상 과정에서 군 철수와 테러리스트 석방을 요구했다며 “어떠한 책임 있는 정부도 수용할 수 없는 항복 조건”이라고 비판했다.

회견장에는 ‘눈을 뜨라, 하마스의 거짓말’, ‘가짜로 굶주리는 아이들’이라는 문구가 걸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구호품을 빼앗아 주민에 기아를 유발하고, 유전 질환 등으로 마른 아이들의 사진을 굶주림 증거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호물자 통행과 배포를 위한 안전 통로를 지정하겠다고도 말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남은 하마스 거점 장악 계획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구호품을 받으려다가 최소 31명이 숨지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7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또 전날 팔레스타인 어린이 2명이 추가 사망해 전쟁 발발 이후 기아와 영양실조로 숨진 이는 어린이 100명을 포함해 총 217명으로 늘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계획 발표 이후 유럽에서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아테네와 산토리니섬, 크레타섬, 로도스섬 등 77곳에서 시위가 열렸고, 팔레스타인 지지단체들은 이날을 ‘네타냐후 학살 계획에 맞서 싸우는 날’로 선포했다. 일부 시위에서는 이스라엘 관광객의 크루즈 하선을 막거나 공공장소에서 히브리어를 쓴 사람을 공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찰은 로도스섬에서 관광객 하선을 막은 14명을 반인종차별주의법 위반으로 체포했다.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카를스루에 등지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이어졌다. 런던에서는 테러방지법에 따라 금지단체 ‘팔레스타인 행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466명이 체포됐고, 베를린에서는 좌파당 주최 집회에 하마스 지지 성향 단체가 합류해 논란이 일었다.

독일 정부는 이스라엘 국가 존재권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팔레스타인 지지 국제운동 BDS를 반헌법적 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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