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이 만든 새로운 억만장자 시대

2025-08-11 13:00:08 게재

유니콘 기업 498개 존재

샌프란, 자본·인재 중심지

인공지능(AI) 산업이 ‘황금광 시대’를 맞았다. 기술 발전과 투자 열기가 맞물리면서 AI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억만장자들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BC는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를 인용, 현재 전 세계에는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이른바 ‘유니콘 기업’이 498개 존재하며, 이들의 총가치는 무려 2조700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특히 AI 유니콘 중 100개는 2023년 이후 불과 1~2년 만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기업가치가 1억달러를 초과하는 AI 스타트업은 1300개를 넘는다.

이 같은 현상 뒤에는 상장 AI 대기업들의 주가 급등이 있다. 엔비디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비상장 AI 스타트업 가치도 덩달아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올해 3월 기준 기업가치 상위 1~4위 비상장 AI 기업에서 최소 15명의 억만장자가 탄생했다고 추산했다.

최근 주목받은 AI 스타트업 사례는 화려하다. 오픈AI 출신 미라 무라티가 올해 2월 설립한 ‘싱킹 머신 랩’은 단기간에 12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다른 주인공은 앤스로픽이다. 이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는 지난 3월 대비 약 세 배 늘어난 1700억달러에 달하며, CEO 다리오 아모데이와 창업진 6명 모두가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25세의 젊은 CEO 마이클 투루엘이 이끄는 애니스피어는 180억~200억달러 규모로 평가받으며 세대교체의 상징이 되고 있다.

AI 자본과 인재의 중심지는 단연 샌프란시스코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작년에만 350억달러가 넘는 벤처 자금을 조달했다. 그 결과 샌프란시스코의 억만장자 수는 82명으로 뉴욕의 66명을 앞질렀다. 베이 지역의 백만장자 인구는 지난 10년간 두 배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뉴욕은 45%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AI 혁신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부의 지형마저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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