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트럼프 개별 품목 관세 이슈…소비자물가지수 주목

2025-08-11 13:00:02 게재

미·중 관세 협상 시한 추가 연장 여부 … 고관세 적용 국가 행보 관심

국내 증시, 세제 개편안 논란 지속 … 코스피, 개인·기관 매도에 혼조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개별 품목 관세 이슈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9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90% 이상으로 상승한 가운데 나오는 물가 지표는 향후 통화정책 향방을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협상 유예의 3개월 추가 연장이 제대로 진행될 지도 주목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주주 양도세 기준과 증권 거래세율 인상 등 세제 개편안 이슈가 관건이다.

◆물가 지표, 금리인하 기대에 영향 =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에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전문가들은 CPI 헤드라인 지수는 6월 전년 동기비 2.7%로 2개월 연속 상승 후 이번에도 2.8%로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3개월 연속 반등이다. 다만 전월 대비는 6월 0.3%에서 둔화를 추정했다. 근원 CPI는 3~5월 2.8%로 정체 후 6월에는 2.9%로 상승했고 이번에는 3.0%로 전월 대비 0.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물가 지표에 다른 금리인하 기대변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소비자물가가 기대와 달리 전월보다 오른다면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가 오른다면 9월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움직였던 시장금리도 기존과 다른 궤적을 그릴 수 있다”며 “금리 변화에 미국 주식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한국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헤드라인, 근원 PPI 모두 전월 대비 0.2% 상승이 예상된다. 이런 물가 반등 지속은 금리인하 기대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흐름상 9월엔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연말까지 금리가 몇 회 인하될지는 셈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CPI와 PPI의 발표는 8월 말로 예정된 잭슨홀 회의 전에 나온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회의를 연다.

이번 잭슨홀 회의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열린다. 회의 후 성명에서 시장은 9월과 그 이후 FOMC 회의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연준 미란 이사 지명자와 트럼프의 발언도 관심이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란 이사 지명자가 연준 개혁 및 통화정책과 관련해 이번 주 어떠한 의견을 낼지, 트럼프의 연준 관련 추가 발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또 이번 주엔 바킨, 보스틱, 굴스비 연은 총재들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연내 금리인하 전망 강화와 함께 경제 및 물가 전망, 관세 영향, 미란 이사 지명 및 연준 독립성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협상 및 미-러 정상 회동 주목 = 미 트럼프 행정부의 개별 품목 관세와 미국과 중국의 협상,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회담도 코스피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품목별 공표된 관세율이 모든 국가에게 일률 적용될지, 이미 합의된 주요국들에 차별 적용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7월 말 스톡홀름 회동에서 잠정 합의된 이달 12일 협상 시한의 3개월 추가 연장이 제대로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지연되며 불확실성 잔존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아직 유예 연장 시나리오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합의가 계속 지연될 경우 불확실성 확대 경계 또한 지난 7일 국별 상호 관세가 발효된 가운데 고관세를 적용받는 주요 교역국들의 행보도 관심이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5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정상 회동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을 모색할 전망이다. 협상 불발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해 관세 및 기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증시 과세 논란 지속 = 국내 증시는 경제지표 결과와 무역협상, 기업실적 결과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지난 1일 증시 폭락의 단초를 제공한 대주주양도세 기준 등 세제 개편안 이슈에 여전히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정치권에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원안 종목당 10억원에서 20억~30억원, 50억원 등 여러 절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진정제를 주입시키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정부 입장에서는 원안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식의 신중론에 중심을 두고 있어 과세 노이즈가 증시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1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0.71포인트(0.33%) 오른 3220.72로 출발해 등락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둔 데다, 국내 세제 개편안 이슈, 반도체 품목 관세를 둘러싼 경계감에 증시 상단은 제한되는 분위기다.

오전 9시 53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9포인트(0.05%) 하락한 3208.42에서 거래 중이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732억원, 35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외국인만 924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일보다 0.57포인트(0.07%) 오른 809.84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전일대비 1.24포인트(0.15%) 오른 810.51로 출발해 하락 전환했다 다시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28억원, 40억원 순매수 중이며 외국인은 129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환율 변동 폭이 제한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5원 내린 1389.1원에서 출발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31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1원 내린 1389.5원을 나타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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