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정상회담…“2030년까지 1500억불 교역규모”
이 대통령, 취임 후 67일 만에 첫 국빈맞이
과학기술·재생에너지 등 10개 분야 MOU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과 정상회담을 열고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달러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 행사로 양국의 전략적·미래지향적 협력을 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베트남 최고지도자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을 찾은 또 럼 서기장 내외를 맞이하며 휴가 후 첫 외교일정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또 럼 서기장과 소인수회담 및 확대회담을 연속으로 열고 경제·외교·안보 등에 대한 포괄적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정상 간 신뢰 구축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소통 및 협력 △교역·투자, 대규모 인프라 등 호혜적 실질 협력 △첨단·과학기술, 에너지, 공급망 등 미래지향적 분야 협력 △베트남 내 교민·기업에 대한 적극 지원 △교육·문화 협력 △국제문제 관련 양국 공조 등 7대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양국은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15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지속 노력하기로 했다. 2024년 기준 양국 교역액은 867억달러다. 그 외에도 국방·방산 협력 강화를 위한 장관급 회담과 차관급 전략 대화 정례화, 2008년 이후 중단된 방산군수공동위원회 재개에도 합의하는 등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10개 분야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양해 각서 내용에는 △과학기술 협력 △저작권 분야 교류 △재생에너지 협력 △인력 송출·도입 절차 명문화 △중앙은행 간 금융협력 △금융감독당국 간 협력 △교육 협력 보충약정 △수산 협력 △원전 인력양성 △평택시-다낭시 교류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외교행사에 대해 “베트남은 우리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내 핵심 협력국”이라며 “또 럼 서기장의 국빈 방한을 통해 한·베트남 관계를 더욱 미래지향적이며 호혜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이어 저녁에는 이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이 열린다. 이날 만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주요 참모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다.
경제계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베트남에 활발히 진출해온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금융계에서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과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 최진식 심팩 회장 겸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동훈장 및 감사훈장을 받은 바 있는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안재욱 배우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베트남 측에서는 또 럼 서기장과 응오 프엉 리 여사는 물론 응우옌 주이 응옥 당 중앙감찰위원회 위원장, 르엉 땀 꽝 공안부 장관, 판 반 장 국방부 장관 등 55명이 참석 예정이다.
만찬에는 고려 말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의 후손 화산 이씨가 한국전쟁 이후 경북 봉화에 정착했다는 점에 착안해 해당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가 준비된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