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교재 불법 공유방 ‘유빈아카이브’ 폐쇄

2025-08-12 13:00:02 게재

33만명 참여, 1만6천여건 불법 유포 … 운영자 검거, 청소년 저작권 계도도 병행

문화체육관광부는 텔레그램에서 대형 학원·교육기업의 유료 학습 교재와 강의 영상을 불법으로 공유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공유방 ‘유빈아카이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를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문체부는 운영에 가담한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텔레그램에서 대형 학원·교육기업의 유료 학습 교재와 강의 영상을 불법으로 공유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공유방 ‘유빈아카이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를 검거했다. 사진은 압수수색하는 모습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유빈아카이브’는 2023년 7월부터 수능 수험생과 로스쿨 준비생 등 학습자를 대상으로 고가의 학습자료를 무단 복제·배포해 왔다. 이 채널에서는 대형 학원과 교육기업의 유료 교재, 동영상 강의, 모의고사 자료, 로스쿨 교재 등 약 1만6000여건이 불법 공유됐다. 채널 가입자 수는 약 33만명으로, 규모와 파급력이 국내 최대 수준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유방 ‘유빈아카이브’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특히 검거된 핵심 운영자는 자신의 행위가 위법임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익명 처리가 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별도의 유료 소규모 공유방(일명 ‘소수방’)을 운영하며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운영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철저한 익명성을 유지한 채 점조직 방식으로 활동했다. 2023년 이후 시즌 1·2·3 형태로 방을 재개설하고 필요할 때마다 운영자를 모집하는 등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운영을 이어왔다.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디지털 과학수사(포렌식)와 다양한 수사기법을 활용해 핵심 운영자를 특정했다. 이후 운영자의 자택 등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을 실시해 텔레그램을 통한 불법 행위 전모를 확보했다.

문체부는 이번 사건이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저작권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불법 공유방 이용자의 다수가 청소년인 만큼 핵심 운영자 검거와 함께 단순 유포자에 대해서는 해당 공유방에 계도(경고) 문구를 게시하는 등 저작권 인식 개선 조치를 병행했다. 그러나 학습자료를 ‘유빈아카이브’ 제보방에 올리는 등 불법 유포에 적극 가담한 수험생에 대해서는 가담 규모와 정도에 따라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교육업계의 피해 호소와 공식적인 법적 대응 요청이 이어진 점도 이번 수사 착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공유된 학습자료는 수험생들이 돈을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 고가의 저작물로 학습자료를 불법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죄 행위다.

정향미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저작권 침해 행위는 창작자들의 노력을 훼손하고, 건전한 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중대범죄”라며 “문체부는 텔레그램과 같은 익명 채널을 악용한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하고 엄정하게 대응해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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