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 속 해운시장 안개 계속
미·중 관세휴전 90일 연장
컨테이너해상운임 하락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질서 새판짜기가 계속되면서 세계 해운시장의 안개도 걷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중국과 ‘관세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은 지난 5월 중국과 합의한 90일간 관세 휴전이 끝나는 날이다.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과 상호관세협상을 마무리하고 있지만 관세전쟁의 핵심 상대국인 중국과는 합의를 미루고 있다. 확대된 관세휴전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휴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의 세계 전략을 조율하는 국무장관은 트럼트 대통령의 ‘해양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집행하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마크 루비오 장관이다.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은 계속 내림세다. 미국이 촉발한 관세율 인상에 대응해 미리 수입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선복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11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이하 해진공)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에 비해 2.9% 내린 2069포인트를 기록했다. 8주 연속 하락이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주요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유럽 동남아 등 9개 항로가 내렸고, 오세아니아 중남미서안 등 4개 항로가 올랐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8일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도 일주일 전보다 3.9% 내린 1489.7포인트를 기록했다. 운임하락은 9주 연속 이어졌다.
상하이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미국서안 미국동안 유럽 동남아 등 9개 항로가 내렸고 중동 호주 등 2개 항로가 올랐다.
일본서안 일본동안 항로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부산항을 기준으로 한 KCCI와 상하이항을 기준으로 한 SCFI의 항로별 운임 흐름도 동조화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한국 선사들의 주력 시장인 동남아항로 운임도 공급과잉 흐름을 보이며 부산항과 상하이항 모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진공은 11일 발행한 주간시황보고서에서 동남아항로의 경우 인상된 대미 수출관세가 부정적 영향을 끼치며 베트남의 해외 발주량이 9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에서 지중해로 향하는 화물운송은 선복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지난 한 달간 컨테이너운임이 두 배로 뛰었다.
해진공에 따르면 특히 서지중해 노선은 최근 잦은 기항 취소로 예약공간이 크게 부족해 졌고, 8월 스팟운임은 6m 길이 컨테이너 한 개(1TEU)당 최대 3100달러에 달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