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조 국, 지방선거·의원 보궐 출마 등 정치 복귀 모색

2025-08-12 13:00:01 게재

이 대통령, 여권 일각 반대에도 사면 결정

민주당에 쏠린 진보층 관심도 변경 가능성

교섭단체 변화·지방선거 대응 변수 키울 듯

조 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재명정부 첫 특별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다. 조국혁신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차기 구도의 핵심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독자세력화 행보를 강화할 경우 민주당과의 차별화 경쟁이 불가피하다.

조국혁신당, “조국 사면, 국민께 감사”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 당직자들이 조국 전 대표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이 공식 발표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께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12일 민주당·혁신당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8.15 사면 논의 초기부터 조 국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8.15 특별사면이 논의되면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촉구하는 공개적 목소리와 탄원서 등이 이어졌고 여당 일부 의원들도 동참했다. 한편에선 공정 이슈 등을 들어 시기상조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핵심관계자는 12일 “검찰권 오남용에 따른 피해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의중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일각의 부정적 입장표명도 수면아래로 내려갔다.

조 전 대표 복귀 후 범여권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우선 온전히 민주당으로 쏠렸던 진영의 관심이 양분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는 범여권 안에서 이재명 대통령 다음의 팬덤을 보유한 인사로 꼽힌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사면 탄원서와 편지는 이제 그만 보내도 된다”고 말릴 정도였다. 조국혁신당은 조 전 대표 복귀 이후 시즌2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전당대회를 통한 당 대표직 복귀를 기정사실화 하며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당 관계자는 “가급적 이른 시점에 복귀하는 게 좋겠지만 조 대표 복귀 후 새로운 비전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9~10월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등 정기국회 일정이 이어지는 것도 고려할 대목이다.

정치활동의 족쇄가 풀린 만큼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지방선거에 나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지방선거보다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을과 충남 아산시을 등이 대상지역이다. 출마 자체가 여권 차기 구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비대위 체제로 어려움을 겪던 조국혁신당의 독자세력화 움직임도 예상된다. 당장은 검찰개혁 등 여권의 현안추진에 동참하되 정책분야의 차별화 시도 가능성이 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11일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권력기관 개혁, 내란 청산 등에서는 (여당과) 협력과 연대를 굉장히 중요하게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사회정책 부문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고 조금 더 진보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차이가 있다면 차이를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민생회복 등을 이유로 경제분야 등에서 보수적 색채가 강한 정책결정을 내리는 것에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창당 초부터 제기했던 교섭단체 기준 완화 논의에 따라 국회 교섭력을 가진 제3, 4당이 등장할 수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5당은 원탁회의를 구성해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10석, 15석을 기준으로 하는 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고 논의 후 결정만 하면 된다”면서 “지난 5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1차 논의를 했고, 실무협의를 가동하고 있다. 22일에 2차 모임 때 좀 더 진전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여권의 정치지형 변화 핵심은 내년 지방선거다. 민주당은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첫 전국선거로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하는 선거다. 정청래 대표는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의 운명을 가르는 선거”라고 강조해 왔다. 조국혁신당 역시 독자세력화의 기반과 조 전 대표의 정치력을 확인하는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호남을 교두보로 세력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시 지역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출마시킬 방침으로 전해졌다. 지난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가 통했던 것처럼, 국정운영은 적극 협력하고 지자체와 지방의회에서는 경쟁하는 구도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조국혁신당 핵심관계자는 “가능성이야 다양하게 열려 있지만 조 전 대표 복귀 이후에 실질적 논의를 진행해 봐야 한다”면서 “우선은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 의사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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