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영재학교 의대 개설 대학 진학 5년 내 최고

2025-08-13 13:00:05 게재

2025학년도 1502명 … 전년 대비 32명 증가

학업중단·전출 증가로 의대 준비 경로 다양화

의과대학이 개설된 39개 대학의 과학고와 영재학교 출신 입학생 수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대 증원과 함께 이들의 진학 경로도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2일 발표한 ‘과고·영재학교 의약학계열 진학 관련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대가 설치된 39개 대학의 과고·영재학교 출신 신입생은 15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1470명보다 32명 증가한 수치로 2021학년도 1409명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과고·영재학교 출신 의대가 개설된 대학의로의 진학자 수는 2021학년도 1409명, 2022학년도 1410명, 2023학년도 1312명으로 감소했다가 2024학년도 1470명, 2025학년도 1502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성균관대도 과고·영재학교 출신 신입생이 2023학년도 87명에서 2024학년도 196명, 2025학년도 224명으로 큰 폭 증가했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 448명에서 2025학년도 554명으로 106명 늘었다.

반면 한양대는 2021학년도 141명에서 2025학년도 90명으로, 고려대는 2021학년도 202명에서 2025학년도 133명으로 감소했다.

과고·영재학교에서는 학업중단 및 전출 학생이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과학고의 경우 2022학년도 57명에서 2023학년도 64명, 2024학년도 69명으로 매년 늘고 있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진로 변경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의대 진학 목표로 학교 이탈 현상 가속화 = 과학고별로 살펴보면 2024학년도 기준 인천과고가 10명으로 가장 많은 학업중단 및 전출자를 기록했다. 세종과고와 충남과고가 각각 7명, 경산과고가 6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남과고는 전출 3명 학업중단 2명으로 총 5명이었고, 한성과고 부산과고 강원과고가 각각 4명씩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충남과고의 경우 2022학년도에는 전출 3명으로 학업중단자가 없었으나 2024학년도에는 학업중단이 7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세종과고 역시 2022학년도 학업중단 2명에서 2024학년도 전출 6명 학업중단 1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재학교는 2022학년도 18명, 2023학년도 10명, 2024학년도 9명으로 감소세를 보인다. 영재학교별로는 서울과고가 2024학년도 3명으로 가장 많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각각 2명씩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고·영재학교는 커리큘럼 자체가 수학·과학에 50%에서 70%가 편성되어 있어 수능 준비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이 같은 현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수능 준비 한계가 학교 이탈 주요 원인 = 특히 의대 진학을 위해서는 국어 영어 등 인문계열 과목 준비가 필수적이지만, 과고·영재학교의 이공계 특화 교육과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의대 진학 의지가 강한 학생들은 일반고나 자사고로 전학을 가거나 아예 학업을 중단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수능에 집중하는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과고·영재학교 출신의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및 과학기술원 입학자는 2023학년도 1880명, 2024학년도 1849명, 2025학년도 1836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학교 본래 목적인 이공계 인재 양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임 대표는 “학생들이 졸업 또는 조기 졸업 후 과기원 등에 진학한 후 수능 준비를 새롭게 하면서 의대 진학 루트를 설정하는 것도 주요한 의약학계열 진학 경로”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3학년도부터 의약학계열 지역인재 의무선발이 40%(강원·제주는 20%)로 확대되면서 지방권 상위권 학생 상당수가 과고·영재학교에 지원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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