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관광으로 일본을 움직인다

2025-08-13 13:00:04 게재

올해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넘을 듯 … 관광산업, 큰 성장 기대되는 분야

2024년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액은 약 8조1000억엔으로, 이는 일본인의 국내 여행 소비액인 약 25조엔의 1/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25년 1월 한달 만에 약 378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한 숫자로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올해 4000만명을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내국인 여행자수도 증가하면서 일본의 관광산업은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부상했다.

호시노 리조트의 럭셔리 호텔 HOSHINOYA

교과서에 충실한 경영 ‘호시노 리조트’

‘마이크로 투어리즘(micro tourism)’으로 알려져 있는 호시노 리조트는 일본 관광산업의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다. 1914년 나가노현에서 문을 연 온천여관이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 리조트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직감이나 과거의 성공에 얽매이지 않고 그 시대의 비즈니스 이론 속에서 해답을 찾아 과감히 변화해 나가는 ‘교과서에 충실한 경영’에 있다.

지금의 호시노 리조트를 이끌고 있는 호시노 요시하루(星野佳路)는 소유와 운영이 일체화된 기존의 일본 관광업 구조에서 벗어나 운영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호텔의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는 대신 다른 사람이 소유한 시설을 임대하거나 운영만 위탁 받아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호시노 리조트는 5개의 서브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호시노야(HOSHINOYA)’처럼 ‘압도적인 비일상감’을 추구하는 럭셔리 호텔부터, 아이 동반 가족여행을 타깃으로 한 서양식 리조트 호텔 ‘리소나레(RISO-NARE)’,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비이비(BEB)’까지 다양하다. 각 브랜드는 특정 고객층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니즈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호시노 리조트는 ‘스테이크홀더 투어리즘(Stakeholder Tourism)’을 지향하며 숙박시설·지역주민·고객이 협력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관광방식을 추구한다. 장기숙박을 추천 받는 여행자는 지역 음식과 활동을 깊이 경험한다. 지역 식당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관광과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

창업 이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통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이어왔다. 독자적인 브랜딩, 고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호텔 운영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가 최우선인 ‘오리엔탈 랜드’

‘오리엔탈 랜드(Oriental Land Company, OLC)’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도쿄 디즈니씨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이다. 미국 디즈니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디즈니의 지식재산권, 운영 노하우, 테마파크 설계 및 콘텐츠를 활용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1983년 개장한 도쿄 디즈니랜드는 어느덧 42년을 맞았다. 그 옆에는 2001년도에 도쿄 디즈니씨가 개장했다. 지금까지 두 파크를 합쳐 누적 8억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은, 일본을 대표하는 테마파크로 성장했다. 2025년 3월기 결산에서는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테마파크 주변에 위치한 6개의 호텔 객실 가동률은 95%를 넘는다.

2021년 3월부터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제도를 도입했다. 단순히 입장객 수를 늘리거나 가격만 인상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두 요소를 균형있게 관리한다. 전용라운지 이용, 우선 입장, 특별구역 이용 등 VIP 경험을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티켓도 판매한다. 이러한 탄력적인 가격정책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OLC는 2035년도까지 매출 1조엔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의 핵심 사업으로 크루즈 사업을 시작한다. 테마파크와 호텔이 결합된 형태로 기존 테마파크의 개념을 확장시키고 새로운 비일상적 경험과 특별한 세계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디즈니랜드의 창립자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랜드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는데, 그 말처럼 도쿄 디즈니리조트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나가고 있다. 2035년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으로 ‘당신과 사회에 더 많은 행복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속가능한 사회에 기여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OLC그룹이 제공하는 가치인 ‘행복’을 지속적으로 창조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프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한 JAL

일본항공(JAL)은 일본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국내외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JAL은 국내선 국제선 화물사업이라는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수익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국내 여행 지원 정책과 관광 캠페인의 영향으로 관광 수요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특히 지방노선에서의 관광 수요 증가는 국내선 수익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선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관광 수요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단거리 국제노선 운항을 강화하고 있으며, 북미 및 유럽 노선은 프리미엄 수요가 많은 노선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항공 화물은 JAL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도 상반기 JAL의 매출 수익은 9018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또한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연료비 급등과 국제경쟁 심화 등은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의 활용 확대와 연비 효율이 높은 장비 도입이 요구되고 있으나 이 또한 초기투자 부담이 큰 과제다.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수요예측 시스템 도입과 같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JAL은 이동이 해결하는 사회적인 과제를 파악하고, 이동이 만들어 내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서의 방향성을 설정해왔다. 단순한 ‘운송’과 ‘이동’이라는 개념을 넘어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HIS, 여행사에서 교류문화산업 리더로

HIS는 일본을 대표하는 여행사 중 하나로서 그 기업이념은 ‘여행을 통해 사람들의 웃음을 창조하는 것’이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룹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의 주식 매각과 에너지 사업 철수 등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핵심사업인 여행업으로 중심을 되돌리고, 보다 효율적이고 탄탄한 경영 체질로 전환하기 위한 큰 결단이었다.

현재 여행사업이 그룹전체 매출의 80% 차지하지만 앞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호텔 사업을 계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2030년 이후에는 여행 및 여행 관련 사업과 호텔을 중심으로 하는 비여행 사업의 이익 구조를 1:1로 가져갈 계획이다. 로봇이 접객하는 것으로 유명한 ‘헨나호텔’로 이름이 알려진 호텔 사업은 일본 국내에 24개, 대만 미국 인도네시아 터키 등 해외에 19개 등 총 43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시형 비즈니스 호텔, 리조트 호텔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2024년 10월기 연결 결산을 발표했는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큰 폭의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HIS가 추진해온 비용 절감과 사업 효율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차기 실적에 대해서도 매출 영업이익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ROE가 목표인 20%에 근접한 수준까지 회복되며 수익성이 극적으로 개선되었으며 자기자본비율, EPS와 BPS 등 전반적인 재무 지표가 모든 면에서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며 향후 V자 회복이 기대된다.

2030년에 목표로 하는 기업의 모습으로서 ‘도전정신이 넘치고 세계를 잇는, 계속 선택받는 기업 Change & Create’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단순한 여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교류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존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경렬 Yang GyungYeol 나고야 상과대학(NUCB) 마케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