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이전 특혜’ 21그램 압수수색
민 특검, 의혹 정점 김건희 구속 ··· 수사 탄력
16개 의혹 규명·김 여사 개입 단서 확보 관건
윤석열 부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의혹의 정점인 김건희 여사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여타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민 특검팀은 13일 ‘대통령실 집무실·관저 개입 의혹’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설립한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던 업체다.
특검은 수사 개시 42일만에 김 여사 신병을 확보하면서 해당 사건 외에도 남은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상 수사대상은 김 여사 구속영장에 적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의혹 외에도 △양평고속도로·공흥지구 개발 개입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 협찬 의혹 △집사게이트 특혜 의혹 △임성근·조병노 구명 로비 의혹, △대우조선 파업·창원 산업단지 지정 기밀 유출 의혹 등이다.
특검팀의 최우선 과제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직접 개입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찾는 것이다.
특검팀의 ‘1호 수사 대상’이었던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서는 아직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점을 입증한 결정적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내세워 형량 감면 로비를 했다는 혐의로만 구속됐다.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결정적 증거로 꼽히는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 실물을 특검이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기업들이 뇌물성 협찬을 했다는 의혹과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제 진척시켜야 한다.
집사게이트 의혹도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중요한 분야다.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했던 의혹의 당사자 김예성씨가 12일 입국해 특검팀에 체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측 집사로 알려진 김씨는 김 여사 일가의 자금 흐름과 재산 축적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여 특검팀에서 어떤 수사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과의 공범 관계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 김 여사는 민간인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대통령 부인의 위치를 활용한 범죄 행위가 드러날 수도 있다.
다만 서울구치소에서 수용된 뒤로 특검 수사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의 비협조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속 수사를 거부하면 혐의 입증을 위한 물증 확보에 특검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