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조태용 전 안보실장 3차 조사

2025-08-13 13:00:04 게재

‘채상병 사건기록 회수 관여’ 관련 … 비화폰 통화 내역 확인

‘박정훈 수사’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염보현 군검사도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 사건 당시 기록 회수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13일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조태용 전 실장을 불러 세번째 조사를 하고 있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는 12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연 정례브리핑에서 “조 전 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8일 이틀에 걸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받은 바 있다.

앞선 조사에서는 각각 17시간, 12시간 등 총 30시간 가까이 고강도 조사를 받았는데, 특검팀은 조 전 실장이 사건 당시 사용한 비화폰의 통신 내용 등에서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 특검보는 “직전 조사 내용 중 보충할 부분들을 질문하는 과정”이라며 “비화폰이나 통신내용을 확보해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있어 그런 부분을 보충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 전 실장 등이 채상병 사건 당시인 2023년 7~8월 썼던 비화폰 통화기록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조 전 실장이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했는지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윤석열정부에서 주미대사와 국가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등 최고위직을 지낸 조 전 실장은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도 참석했다. 그는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함께 마지막까지 회의장을 지킨 인물로 알려졌다.

조 전 실장은 국회 등에서 당시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보고 자체가 없었으며 윤 전 대통령이 돌연 화를 낸 사실도 없다고 주장해오다가 지난달 첫 특검 조사에서 입장을 바꿔 ‘격노’ 사실을 인정했다.

조 전 실장은 해병대 수사단이 상부 지시를 거역하고 채상병 사건 기록의 경찰 이첩을 강행한 2023년 8월 2일 당일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있어 기록 회수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채상병 사건 당시 초동 조사를 지휘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표적 수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박 대령을 수사·기소한 염보현 군 검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하고 사건 기록을 회수한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와 군 검찰단이 박 대령의 구속영장에 고의로 허위사실을 기재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11일 출석해 3차 조사를 받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팀이 출범한 지난달 2일 첫 조사를 받았고, 지난 7일에 이어 전날까지 총 세 차례 조사를 받았다.

정 특검보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관련해선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고, 이 부분에 관한 추가 진술을 받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혐의에 관한 조사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특검팀 첫 기소가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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