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서희건설 ‘인사청탁’ 수사
김건희 여사에 목걸이 ‘당선 선물’
이봉관 회장 ‘사위 인사청탁’ 의혹
사옥에 건진법사 ‘양재동 캠프’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나토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자수한 서희건설의 인사청탁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민 특검팀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지난 11일 김 여사에게 이른바 ‘나토 목걸이’를 줬다는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이 자수서에는 서희건설이 윤석열정부에 인사부탁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희 특검보는 12일 브리핑에서 “서희건설측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 당시 김건희씨가 착용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사위를 총리 비서실장에 임명시키는 대가로 목걸이를 건네받은 것이 아닌지 사실 파악에 나섰다.
특검이 제출받은 이 회장의 자수서에는 “사위가 윤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인사 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는 2022년 6월 나토 정상회의 직전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바 있다. 특검은 이 인사청탁을 위해 서희건설이 목걸이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5월 윤 대통령 취임직후 김 여사 자택 지하 식당에서 김 여사를 만나 목걸이를 전달하며 이 같은 청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목걸이는 김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착용한 것으로 6000만원대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목걸이가 500만원 이상 보석류를 신고하도록 한 공직자 재산신고 목록에 누락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2022년 대선 당시에도 의혹을 샀다. 윤 전 대통령 비공식 선거운동 조직으로 알려진 ‘양재동 캠프’가 서희건설 건물 내에 마련된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양재동 캠프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 장모 자택에서 고가 시계 ‘바쉐론 콘스탄틴’ 보증서를 확보하고 김 여사를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인 사업가 서 모씨가 사업상 편의를 받기 위해 김 여사에게 시계를 선물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서씨는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윤 전 대통령 후보에게 10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서씨가 시계를 건넨 2022년 9월은 그가 운영하던 업체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시범운영 계약을 맺은 시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