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청구서’ 받아든 이 대통령…관세협상 디테일도 주목

2025-08-13 13:00:06 게재

한미회담 D-12 … 동맹현대화 등 안보 현안 논의

테이블 오르는 사안마다 역대급 폭발력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연다. 취임 82일 만이자 한미관세협상 타결 후 약 한 달 만이다. 관세협상 세부사항 조정이라는 당장의 과제는 물론 국방비 증액·방위비 인상·동맹 현대화 등 협상 테이블에 오를 의제마다 폭발력이 높아 이 대통령은 역대급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12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오는 24~26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방문 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방미에서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과 업무오찬을 한다. 주요그룹을 중심으로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방미 기간 중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인 필라델피아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방미의 첫번째 과제는 지난 달 타결된 한미관세협상의 세부 내용을 최종 확정하는 일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타결된 관세협상을 바탕으로 반도체·배터리·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협력과 첨단기술, 핵심광물 등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협상 타결 당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 투자규모, 수익배분 등을 놓고 빈칸으로 남아 있는 부분을 이번 회담을 계기로 채워야 한다. 그 외에도 이미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 및 추가적인 투자금액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 등의 개방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이 서로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디테일(세부내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도 이번 회담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관세협상의 최종 매듭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그 다음으로는 한미간 안보 현안이 버티고 있다.

강 대변인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 “변화하는 국제안보 및 경제환경에 대응해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 구축과 비핵화를 위한 공조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동맹 현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가 최우선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및 규모 축소, 한국군의 역내 역할 확대 등을 통해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려는 미국 측의 큰 그림과 맞닿아 있다. 북한견제를 넘어서서 중국 견제 역할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국방비 증액 및 방위비 인상 요구에도 적극 대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언론이 공개한 미 정부 검토 문건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비 지출을 현재보다 50% 이상 늘리라고 압박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위비 분담금 역시 현재보다 턱없이 높은 수준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양국 정상 간 기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김형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