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광훈에 ‘서부지법 동원령’?

2025-08-13 13:00:04 게재

신남성연대 “대통령이 부탁” 문자 공개

사랑제일교회 “대통령실 연락 사실 없어”

서부지방법원 난동 사태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측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측에 서부지법 앞으로 모일 것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방이 벌어졌다.

12일 보수단체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는 올해 1월 18일 오전 자신이 유튜버 신혜식씨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를 언론에 밝혔다. 메시지는 △“교회 쪽 번호로 연락이 와서 대통령이 전 목사에게 서부지법으로 모여달라고 부탁받았다고, 오후 4시 집회를 연기해달라고 연락을 받았다” △“이유는 대통령 서부지법 출석”이라는 내용이었고 ‘교회 쪽 번호’는 사랑제일교회 소속 이 모 목사의 것이었다.

1월 18일은 서부지법 사태 하루 전이자,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날이다.

문자를 받은 신씨는 당시 체포됐던 윤 전 대통령이 전 목사에게 연락했다는 주장을 믿기 어려워 답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자 내용이 사실이라면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또는 변호인·대통령실 등을 통해 전 목사 측에 지지자 서부지법 집결을 요청한 셈이 된다.

이에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저녁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교회측은 “1월 18일 오전 이 목사와 배 대표 사이에 약 50초간의 통화가 있었다”며 “일정 변동 가능성에 대한 안내는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은 것이 아니라, 당시 광화문 국민대회 운영진이 경찰과 서부지법 이동에 대해 조율하던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교회측은 “어디까지나 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알린 것일 뿐이며, 이 목사님은 대통령실 인사의 연락처를 알거나 연락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윤 전 대통령이 이미 체포 상태였기에 전 목사에게 요청한다는 것도 논리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신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대통령실로부터 시위대 동원 요청 정황이 담긴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를 13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전 목사와 함께 서부지법 난동 배후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씨는 성삼영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석동현·배의철 변호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한 상태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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