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조선왕실 마지막 궁중회화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14일부터 10월 12일까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창덕궁 내전의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을 장식했던 벽화 6점과 초본(정본을 완성하기 전 그린 밑그림) 1점을 최초로 일괄 공개하는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 특별전을 연다.
이번에 공개되는 창덕궁 벽화(6점)들은 조선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로 높이가 각각 180~214cm, 너비가 각각 525~882cm에 달하는 대작들로 크기 면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벽화들은 1917년 당시 황위에서 물러난 순종(1874~1926, 재위 1907~1910)과 순정효황후(1894~1966)가 생활했던 창덕궁 내전이 화재로 소실된 후 1920년 재건되면서 이곳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됐다. 모두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벽에 직접 그린 것이 아닌 비단에 그린 후 종이로 배접하고 이를 벽에 부착한 ‘부벽화’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 당시 재건된 내전 권역의 주요 건물인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은 전통건축의 외형에 서양식 설비와 실내장식을 갖췄는데 6점의 벽화가 각 건물의 대청 동쪽과 서쪽 벽 상단을 가득 채우고 있어 위엄과 아름다움을 더한다.
총 6점의 벽화는 우리나라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렸다. ‘근사’ 즉 ‘삼가 그려 올린다’는 표현과 함께 그림에 자신의 이름을 남겨 화가로서의 개인을 드러내는 근대적인 면모를 함께 보였다.
이들 벽화가 100여년 동안 내전에 그대로 설치돼 있으면서 세월의 풍파를 겪어 보존 처리와 안전한 관리가 필요해짐에 따라 국가유산청은 벽화들을 떼어내 보존처리를 완료했다. 이후 벽화 원본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특별전시 기간 중에는 매일 2회 전문 안내원의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