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형주 급등세가 공매도 덮친다

2025-08-14 13:00:02 게재

“헤지펀드 과매도·금리인하

기대가 주가 올리는 촉매”

이번 주 미국 증시에서 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두드러진 초과수익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최근 헤지펀드들의 소형주 지수 공매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향후 ‘숏스퀴즈’(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급등으로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급히 되사는 현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글로벌마켓 부문 트레이딩 데스크는 “최근 일부 종목에서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뚜렷하다”며 “소형주가 이번 주에만 5% 상승해 대형주 대비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날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러셀2000 지수는 연일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포지셔닝(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소형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주목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7월22일부터 8월5일 사이 헤지펀드들은 러셀2000 지수를 43억달러 규모로 공매도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2주 기준 최대 규모다.

골드만의 라이언 해먼드는 “투자자들은 소형주 종목으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며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부드럽게 나오거나 거시경제 전망이 긍정적인 경우, 소형주가 급등할 수 있는 잠재적 구조를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심리 지표는 아직 뚜렷한 확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골드만은 “시장 폭(breadth, 전체 주식 대비 상승 종목 비율)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소수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환경 변화가 소형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발표된 7월 CPI와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이를 하회하면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됐다.

골드만은 다른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 팩터(규모·가치·모멘텀 등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 밸류에이션이 방어적으로 치우쳐 있어 전환 가능성이 있다”며 “규모(Size) 요인은 역사적 기준으로 고평가 상태이지만 금리 인하 국면에서 소형주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은 “현재의 흐름이 단기 과열인지, 구조적 전환의 신호인지는 향후 데이터가 가를 것”이라면서도 “러셀2000의 시가총액 구성상 특정 종목 비중이 낮고 산업이 다각회 되어, 대형지수 대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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