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이철우, 현안 ‘강행군’
암 진단 후에도 도정 고삐
APEC 성공·산불피해 복구
암진단 사실을 공개하고 3개월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이철우 경북지사가 도정운영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국가적 행사인 경주 APEC 정상회의와 초유의 피해를 입은 경북산불 복구 등 굵직한 현안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철우 지사는 지난 5월 27일 부단체장 회의에서 암진단 사실을 공개하고 항암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지난 6월 30일 출근을 시작했고 7월 1일에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민선 8기 3년 도정운영 성과와 발전방향을 도민들에게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암 진행과 치료과정을 털어놓은 이 지사는 9월까지 완전히 회복하겠다며 투병의지를 보였다. 그는 “내 몸은 오래전에 국가에 바쳤고 공인이 병을 소상히 밝히는 것은 의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미국 사람들은 암 선고를 받고도 정상 출근하면서 치료를 받는데 우리는 산으로 들어간다”면서 “암은 동네에 온 깡패와 같아 밥도 좀 주고 잘 대해주면 그도 조용히 산다”고 암에 대한 인식전환을 강조했다.
지난달 7일에는 직원 700여명과 만남의 날 행사에 참석해 “최근 국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도민의 삶을 지키는 도정의 흐름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또 10월 말과 11월 초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 새정부 국정방향에 대한 대응책, 산불 피해복구 등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17일 산불 피해지역 재창조본부 회의에도 참석해 “피해 실태에 맞는 복구계획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이 주민 삶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피해지역에 현장사무소를 개설해 이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피해 복구에 참여하는 민간기업과도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7월에는 ‘도지사발’ 특별지시가 잇따랐다. 장마와 극한호우 등 재난 상황을 현장에서 선제적으로 대비하라는 게 핵심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 지사가 정계 입문 직전인 2008년 1월 ‘출근하지 마라 답은 현장에 있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며 “도지사가 된 뒤에도 항상 현장대응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대통령실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미국·북한의 평화회담을 추진하자는 ‘경주빅딜’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지역 현안을 건의하면서 “경북에 대한 대통령의 큰 관심과 지원이 암을 극복하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사님 암을 낫게 해드려야죠”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