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특검 겨냥 “수사 아닌 폭력”…찬탄파<탄핵 찬성> “윤 부부와 절연”

2025-08-14 13:00:02 게재

윤석열 부부 동시수감·중앙당 압수수색에 국힘 “정치탄압”

일각, 혐의 확인→당, 공범 낙인→지지율 하락 ‘악순환’ 우려

3대 특검에서 윤석열 부부 동시수감과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단행하자, 국민의힘은 “정치탄압”이라며 특검을 맹비판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발언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선긋기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긋기 없이 버티다가 특검 수사를 통해 윤석열 부부와 일부 의원의 혐의가 추가 확인되면 당은 공범 낙인을 피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더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일부 당권주자, 의원들은 특검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을 겨냥해 “범죄사실과 전혀 관계도 없는 종교 가입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500만 당원 명부를 전부 다 들여다보겠다는 이 영장은 근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폭압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개인정보를 왜 탈취하겠다는 건가. 이게 어디로 흘러가서 어떻게 악용될지 누가 알겠나”라며 “이건 수사가 아니라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송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전날부터 당사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당권주자인 김문수 후보도 농성에 나섰다.

전날 반탄파(탄핵 반대) 당권주자들도 특검에 날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윤 대통령 내외를 구속하고, 급기야 오늘 특검에서 자랑스러운 국민의힘 중앙 당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폭탄을 던지는 테러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후보는 “헌정사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함께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윤 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패대기치고 인권을 유린하는 것을 보고도 내란 동조 세력으로 몰릴까 봐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도 특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을 겨냥해 “과잉수사이자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와 반탄파가 특검에 맞설 게 아니라 “윤석열 부부·특검 수사 대상 의원과 선긋기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3대 특검은 수사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여사가 서희건설로부터 명품 목걸이와 귀걸이 등을 수수했다는 자수서를 확보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된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검은 통일교가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전당대회에 개입하려 했는지 여부도 확인 중이다. 특검 수사를 통해 윤석열 부부와 일부 의원의 혐의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윤석열 부부와 일부 의원이 연루된 혐의가 더 드러난다면 당까지 공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공범 낙인이 찍힌다면 당은 민심과 완전히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윤석열 부부와 특검 수사 대상 의원과 선긋기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찬탄파(탄핵 찬성) 당권주자들은 선긋기와 수사 협조 필요성에 동의한다. 조경태 후보는 “우리 당을 망친 배신자 윤석열 부부와 반드시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계엄 옹호 세력, 극단 세력과 결별해야만 이재명의 정당 해산 음모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건 여러분(국민의힘)이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윤 전 대통령 발언”이라며 “특검을 거부하는 정당 모습이 옳은가”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11일 내란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안 후보는 “(수사에) 협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비주류 인사는 14일 “당 지도부와 친윤이 특검에 맞서고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윤석열 부부와 일부 의원이 사법처리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결국 당까지 수렁에 같이 빠지는 처지가 될 것”이라며 “이러다가 (8.22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 지도부는 출범 조기부터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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