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시장점유율 급성장

2025-08-14 13:00:04 게재

출범 5개월 만에 한국거래소 절반 넘어

9월 말 변수 … 거래량 ‘15%룰’ 바뀔까

올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의 시장점유율이 급성장했다. 거래를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KRX)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9월 말 기준 거래량 ‘15%’ 발동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8월 시장점유율 17.4%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넥스트레이드의 8월 일평균 거래량은 2억250만주, 거래대금은 8조24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일평균 거래량(11억6584만주)의 17.4%에 해당한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한국거래소(16조2278억원)의 50.8%에 달한다.

넥스트레이드가 지난 3월 출범한 이후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의 절반 수준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넥스트레이드의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점유율은 최근 21거래일 연속 30%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은 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7월 31.8% 수준이었던 시장 점유율은 8월 들어 33.7%로 상승했다.

출범 첫 달까지만 해도 넥스트레이드의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점유율이 3.8%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의 성장세다. 출범 시 10개였던 상장종목 수는 현재 788개로 늘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수거래시장 출범에 따른 거래시장 확대로 장 개시 전후 시간대에 발표되는 미국 증시 변동, 글로벌 경제지표 등 신규 정보에 대한 시장의 선제적 반영이 가능해졌고, 출퇴근 시간대를 활용한 개인투자자의 매매 편의성 또한 높아졌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전체 거래 규모 확대에 유의미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15% 룰’ 발동시 혼란 초래 우려 = 문제는 매월 말일을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의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 전체 거래량의 15%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현행 자본시장법 규정이다.

이는 출범 만 6개월이 되는 9월부터 적용되는데, 올해 3월 4일부터 8월 12일까지의 넥스트레이드 일평균 거래량은 약 18만주로 시장 전체 거래량의 11.4% 수준이다. 현재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된다면 내달 24일 전후에는 15.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9월 말일을 기준으로 ‘15% 룰’이 발동되면서 거래 중단이나 거래량 조절을 위한 제한 도입 등으로 혼란이 초래될 여지가 있다. 다수 종목의 거래가 제한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업계에선 규제 완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규제 회피를 위한 거래 중단은 투자자의 거래 편익 단절, 증권사의 시스템 투자 회수 제한, 제도적 불확실성 확대 등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는 복수거래시장 체제를 통해 기대되는 경쟁 효과를 훼손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시장에 대한 국내외 시장참여자의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점유율 제한 규제의 적정성과 운용상의 유연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의 규모에 대비하여 산정되는 시장점유율 기준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시장점유율 상한 수준(시장 전체 15%, 개별 종목 30%)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 측은 금융당국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당국이) 이번 달 안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 중”이라며 “15% 룰은 준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쪽인 것 같은데 방침이 정해지면 9월 말 15%가 넘지 않도록 노력하는 등 액션 플랜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거래소가 구축한 인프라 위에서 거래 수수료만 취하는 대체거래소와, 기업 상장과 시장감시 등 시장 운영·관리를 함께 책임지는 한국거래소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 중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주문을 넣으면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 시장 중 싼 쪽에서 체결되는데 같은 조건이라면 넥스트레이드쪽에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거래소는 시장 운영·관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체감하긴 힘들어도 수수료가 미미하게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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