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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은 사면보다 경제
8월 15일 대통령 임명식을 실시하기 전에 발표된 대부분의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명식은 이재명정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지만 국정평가 지표는 상승세 추세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2~14일 실시한 조사(전국1007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 긍정평가는 59%, 부정평가는 30%였다.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직전 조사인 7월 15~17일 조사와 비교해보면 긍정평가는 5%p 내려왔고 부정평가는 7%p가 올라가서 30%가 되었다. 부정평가 상승률은 오차 범위를 넘어선다. 임명식 직전 실시되었던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직무 수행 부정평가자는 ‘특별사면’(22%), ‘과도한 복지/민생지원금’(11%), ‘외교’(10%), ‘도덕성 문제/자격 미달’, ‘경제/민생’(이상 7%), ‘인사’, ‘전반적으로 잘못한다’(이상 5%) 등을 이유로 들었다. 부정평가 이유 1순위가 4주 전 ‘과도한 복지’에서 ‘특별사면’으로 바뀌었다.
'조 국 사면' 찬반은 오차 범위내 결과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조 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특별사면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물어보았다. 조 국 전 대표 사면에 대한 여론은 찬성 43%, 반대 48%로 반대가 조금 더 많기는 하지만 오차범위 안이다. 2024년 12월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구속수감된 조 국 전 대표가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고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었다. 연령별로 보면 40·50대는 찬성이 60%에 육박하고, 이외 연령대에서는 반대가 50% 이상이다.
민주당 지지층·성향 진보층에서는 사면 찬성(70%대), 국민의힘 지지층·보수층에서는 반대(80% 안팎)가 강했다. 중도층은 반대가 더 높았고(43%:50%), 무당층은 반대로 기울었다(20%:63%). 이 대통령 긍정평가자 중에서는 66%가 사면 찬성, 25%가 반대했고, 부정평가자는 대부분(93%) 반대했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을 보거나 조 국 전 대표의 특별사면에 대한 찬반의견을 분석해 본다면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이 조 국, 윤미향 등의 사면복권이 원인인 것처럼 보인다.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정치권에서 논란으로 부각되면서 중도층까지 영향을 주는 정쟁으로 번졌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조 국 전 대표뿐만 아니라 특히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특별사면이 결정되자 광복절 정신에 맞지 않는다면서 임명식 불참을 선택했다. 정치적 현상으로 특별사면이 급부상하자 부정평가 이유로 사면복권을 꼽고 있지만 직업별 그리고 경제 계층별 분석으로 해 보면 오히려 현재 경제 상황이 더 큰 영향으로 이해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우군인 화이트칼라층에서 보면 7월 15~17일 한국갤럽조사에서 대통령 긍정 지지율이 71%였는데 8월 12~14일 조사에서는 8%p나 빠졌다. 주로 내수경기에 영향을 받는 자영업층은 두 조사에서 지지율이 전혀 빠지지 않았다. 민생 소비 쿠폰에 각종 지원 정책이 집중되고 있는 계층이다. 반대로 거시경제 측면에서 경제적 우려 상항은 점점 커지고 있다. 화이트칼라 계층이 대부분 근로소득자 즉 회사원인 점을 고려하면 정치적 쟁점에 따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 변경보다는 경제적 사정에 따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악화되는 경제 사정이 더 큰 변수
한국갤럽 조사에서 또 하나 주목하는 지표가 생활수준별 응답자에 대한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 결과다. 생활수준이 ‘상 또는 중상’ 응답자 층에서 대통령 긍정지지율은 9%p나 빠졌다. 대체로 중산층으로 볼 수 있는 생활수준이 ‘중’이라는 응답자층에서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6%p 내려왔다. 경제적인 생활수준이 ‘하’라고 응답한 층에서도 7월 15~17일 조사보다 6%p의 긍정 평가가 사라졌다.
표면적으로 보면 대통령의 사면복권이 지지율 추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이슈에 가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반기로 본격 접어드는 8월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사실은 더 큰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