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지도를 펼치고 차별 대신 평등/전쟁 대신 평화

지도를 펼치고, 세상을 새롭게 읽다

2025-08-18 13:00:01 게재

“차별의 벽을 넘어, 평화의 길을 찾아.” 푸른역사에서 출간한 ‘지도를 펼치고’ 시리즈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1권 ‘지도를 펼치고 차별 대신 평등’, 2권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는 시민단체 활동가로 40여년 동안 세계 곳곳의 전쟁과 재난 현장을 누벼온 유정애 박사의 경험을 담았다. 책상 위 이론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글이기에 보다 설득력이 있다.

유정애 푸른역사/ 각권 1만4000원

저자는 캐나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마주한 차별,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저항, 남아공 소웨토에서 곱씹은 ‘용서’의 의미,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들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한다. 독재와 전쟁, 여성에 대한 억압, 소수민족 차별까지 세계 곳곳의 현실을 담아내며 독자에게 “옳지 않은 일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진정한 용기 아닐까?” 질문한다.

책의 형식은 편지다. 어린이들의 질문에 저자가 차분히 답하며, 독자가 스스로 생각의 길을 넓히도록 이끈다. “당신들이 소유라고 부르는 것이 무엇인가? 땅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는 아메리카 원주민 추장의 말이나 “사람을 죽이던 포탄이 사람을 살리는 숟가락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라오스인 아버지의 증언은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이 책은 지식을 전달하는 참고서가 아니라 지혜를 일깨우는 살아 있는 교과서다. 인공지능이 지식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더 절실한 것은 공감과 성찰이다. ‘지도를 펼치고’ 시리즈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라”고 말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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